현대차 "러시아 수입브랜드 '1위' 코앞에…"

모스크바(러시아)=이진우 기자 | 2008.06.04 09:00

[르포] '전세계 車메이커 각축장' 러시아 시장을 가다

"포드와 토요타 등도 러시아(상트페테르부르크)에 공장을 세운 뒤 판매량이 급증했다. (러시아 공장이 완공되면) 현대차도 판매량이 늘고 '러시아 국민브랜드' 이미지가 더 높아질 것이다."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 중심부에서 북쪽으로 15km 떨어진 알뚜피예보 거리에 위치한 현대차 딜러점 '롤프 알뚜피예보'(사진). 3일(현지시간) 오전 이 곳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난 드미트리 세르게예프(40) 사장은 "현대차 러시아 공장에서 하루빨리 차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며 이틀 후 열릴 현대차 러시아 공장 기공식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 2005년 12월 문을 연 롤프 알뚜피예보 딜러점은 모스크바에 있는 15개의 딜러점 중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딜리점 개설 이후 지난 5월까지 누적 판매대수만 5000여대. 올해에는 현대차 본사로부터 '현대 엘리트 딜러'로 선정된 말 그대로 우수 매장이다.

세르게예프 사장은 "러시아 빈부격차의 해소와 함께 소득수준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중산층들의 차량 구입이 급증하고 있으며, 이들을 겨냥한 겟츠(클릭), 엘란트라(아반떼 HD), 투싼 등 현대차의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실제로 자동차는 이미 러시아 중산층의 필수품으로 떠오른지 오래다. 너도 나도 차를 갖게 된 탓인지 모스크바 시내의 교통체증은 러시아워가 따로 없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호텔에서 롤프 알뚜피예보 딜러점까지 가는데도 평소 막히지 많으면 15분이면 족한 거리인데도, 이날 무려 1시간이 넘게 걸렸다.

"러시아 사람들은 돈이 생기면 가장 먼저 차를 산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꽉 막힌 도로 곳곳에는 쏘나타, 겟츠, 투싼, 싼타페 등 현대차 인기 차종들도 자주 눈에 띄었다. 현대차 뿐만 아니라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렉서스 등의 제품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러시아가 이미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의 치열한 각축장'으로 자리 잡았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004년 CKD(반조립제품) 공장을 가동한 첫 해 단숨에 수입 승용차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킨 현대차는 2005년 1위, 2006년부터 작년까지 줄곧 2위를 차지하는 등 러시아 시장에서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올들어서도 1월부터 4월까지 총 6만 5458대를 팔아 수입브랜드 1위인 시보레(6만5751대)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현 추세라면 올해 목표인 20만대 목표달성도 무난하다는 것이 현지의 분위기다.

현대차는 지난해 7월 설립한 러시아 판매법인(HMCIS)을 중심으로 올해 목표달성은 물론 중장기 성장기반 구축을 위한 치밀한 전략을 짜고 있다.

현재 러시아 전역에 총 168개의 딜러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차는 올 연말까지 이를 180개로 늘리는 한편 러시아에서 신차 수요가 가장 적은 극동 및 시베리아 지역에도 신규 딜러를 열고 잠재수요의 발굴을 통한 시장선점에 나설 방침이다.

HMCIS 관계자는 "올해 러시아 시장에서 신모델 출시에 박차를 가해 선도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판매 호조 모멘텀을 살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승용차 뿐 아니라 상용차 시장에서도 올해 지난해(8014대)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만6700대 판매를 목표로 잡았다. 이미 올 1월부터 4월까지 지난해 같은기간(1513대)보다 무려 166%나 늘어난 4082대의 상용차를 팔았다.

현대차는 이를 발판 삼아 러시아에서 승용차와 상용차 시장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 자동차 메이커'로서의 입지를 더욱 굳힌다는 야심찬 목표를 향한 가속페달을 더욱 깊게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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