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땅에서 없어서 못판다는 銅맥캔다

카라간다(카자흐스탄)=전혜영 기자 | 2008.06.03 10:34

[자원개발 현장을 가다] (4)카자흐스탄 동광산 - 포넷 아약코잔 동광개발현장

카자흐스탄의 경제 중심지 알마티에서 비행기로 2시간여를 이동한 후 다시 차로 비포장도로를 200㎞ 달려가면 나무그늘 한점 없이 광활하기만 한 지평선 끝에 노천광산이 펼쳐져 있다.
카자흐스탄 카라간다주 아약코잔 광산.

카자흐스탄 북부 카라간다시 아약코잔 광산. 국내 업체가 경영권을 확보한 해외 유일의 금속광산인 이곳에서는 발파작업이 한창이었다.
아약코잔 광산에서 발파 작업이 진행중이다.

발파지에서 꽤 떨어진 곳에서도 흔들림이 느껴질 정도로 요란한 굉음과 시커먼 연기가 가라앉고 나자 짙은 푸른색을 띤 돌덩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동광석이다.
아약코잔 광산에서 채굴된 동광석. 선광을 거치면 전기동이 된다.

코스닥업체 포넷은 지난해 아약코잔 광산의 지분 60%와 경영권을 인수, 곧바로 동광 개발에 착수했다. 이미 채굴해 놓은 것만 7만톤 규모이다. 현장을 둘러보니 노천광산 곳곳에 동광석이 수북하다.

광업진흥공사에서 20여년간 근무했던 엄수종 포넷 사업본부장은 "그대로 가져다 팔아도 돈이 되지만 선광을 통해 전기동 상태로 만들 수 있어야 마진도 높아지고, 물류비도 절감된다"고 말했다.

일반 동광석은 불순물, 모암(광상 주변의 암석), 맥석(광상 내의 무가치한 비금속 광물) 등을 다량으로 함유하기 때문에 그대로는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으며, 덩치가 커서 물류비용도 적지 않다.

부유선광(광석의 물리·화학적 성질을 이용하여 불순물 등을 제거하는 방법) 및 제·정련 과정을 거쳐 순도 99% 이상의 전기동 상태가 되야 물류비도 절감되고, 동의 '몸값'도 치솟는다.

엄 본부장은 "보통 동 함유 0.4%이상이면 개발이 가능한데 아약코잔 광산은 1.7% 가량 함유해 상태가 좋다"며 "특히 광종이 동과 은으로 단순해 선광하기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포넷은 현재 러시아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고 선광시설 건립을 추진중이다. 이르면 이달 안에 공사에 착수해 10월경에는 완공할 계획이다.
카자흐스탄 카라간다에 위치한 포넷 광산개발 현장.

엄 본부장은 "아약코잔 광산은 동광석이 채굴되고 있는 생산광산이기 때문에 선광 시설이 완료되면 즉시 전기동 생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자금 조달 등이 순조롭게 진행돼 시설 완공이 올해 안에 이뤄진다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전기동 생산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아약코잔 광산의 지분 40%를 보유중인 현지업체 에르따이(Er-Tai)에서 파견된 푸핫타예프 지아다(Muhataev Ziyada) 현장 소장은 "내년부터는 연간 40만톤의 동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물류, 판로, 자금조달 등 확정되지 않은 사항에 대해서는 부수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엄 본부장은 "물류는 컨테이너에 실을 거니까 멀어도 큰 부담은 없다"며 "어느 나라로 판매될 지 모르지만 생산만 되면 판로는 문제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건만 맞으면 국내 판매도 고려중"이라며 "현재 전기동은 없어서 못 팔기 때문에 선광시설이 완료되면 자금 조달도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넷은 지난해 케이스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우회상장했다. 지난해 말에는 김안곤 전 광업진흥공사 본부장을 회장에 앉히는 등 광진공 출신 인사 3인도 영입했다.

소위 '신이내린 직장'이라고 불리는 공기업에서 일하다 치열한 생종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코스닥 업체로 자리를 옮기면서 고민도 많았다는 엄 본부장은 자원개발 업체의 모범적인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엄 본부장은 "국내 업체들의 해외 자원개발은 주로 현지 업체에 대한 지분 투자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현재까지 해외에서 금속광산을 소유하고 개발하는 회사는 포넷이 유일한 것으로 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자원개발은 돈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정치, 경제, 타이밍 등 모든 상황이 맞아 들어가야 한다"며 "우리는 틈새를 노려서 기회를 잡았고, 카자흐스탄을 교두보로 제대로된 자원개발 사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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