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번개를 동반한 장대비 속에서 진행된 이날 집회는 200~300여명의 인원으로 시작됐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5000명 가량으로 늘었다.
참가자 대부분은 우의를 입거나 우산을 쓴 채 광장 앞에 모였다. 한 참가자는 '비 맞는 시민들에게 전해주라'며 주최측에 우산 10개를 건네기도 했다.
비가 잠시 잦아진 오후 8시쯤에는 우산과 우의로 비를 막아 촛불이 점화됐고 참가자들은 '협상 무효' 등을 외치며 집회를 계속했다. 자유발언대에 오른 참가자들 역시 정부의 쇠고기 정책을 비난했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노동강 강기갑 의원이 동참했고 영화배우 김부선씨도 참여했다.
강 의원은 "모든 국민이 촛불행진의 힘이다. 이 정부는 또 다시 국민을 속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부선씨는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것이 재앙이다. 영화인들도 패닉 상태"라고 주장했다.
고교 2년생 김모군은 "이명박 대통령은 제발 국민들이 하지 말라는 것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생인 김모씨(24)는 "여론이 이러한데 이명박 대통령이 고집을 부린다"고 밝혔다.
시위대는 8시30분부터 거리행진에 나섰다.
시청 앞 광장을 출발한 시위행렬은 프레스센터 쪽으로 이동, 6개 차로를 점거한 채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까지 향했다. 이 곳에서 청와대 방향으로의 진입을 막으려는 경찰과 잠시 대치한 뒤 종로, 을지로1가, 명동을 지나 숭례문 방향으로 향했으며 9시 50분경 시청 앞 광장으로 모였다.
이들은 "협상무효" 등의 구호 대신 "이명박은 물러나라, '연행자를 석방하라"고 외치며 진행방향 차로를 점거한 채 행진을 벌였다. 주최측은 밤 10시께 '오늘 집회는 여기서 마무리한다'고 선언했다.
한편 주최 측은 거리행진을 시작하기에 앞서 '3일로 예정됐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장관 고시의 관보 게재가 연기된 사실'을 참가자들에게 전했다.
이와 관련해 광우병 대책위 관계자는 "관보 게재가 연기된 것은 시민의 힘이다"며 "하지만 고시도 연기된 적이 있는 만큼 정부가 재협상에 나서지 않는 한 촛불집회는 계속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3일과 5일, 7일에도 집회를 열 계획이며 6.10 항쟁 기념일인 10일에는 100만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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