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식관련 파생결합증권 발행 허용해야"

더벨 황은재 기자 | 2008.06.09 09:10

[S-Note Diary]

이 기사는 06월08일(18:07)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은행에게 파생결합증권 발행이 허용되면 증권사가 차지하고 있는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작 은행들은 "우리는 승자가 아니다"고 항변하고 있다. 이미 더 큰 것을 양보했기 때문에 손해를 일부 만회하는 정도에 그친다는 주장이다.

우리나라 파생상품 유통시장은 은행이 쥐고 흔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증권사도 일부 참여하고 있지만 외환이나 금리에서 파생된 옵션과 스왑시장의 가장 큰 손은 은행이다.

신용이나 상품(Comodity) 파생시장은 은행이나 증권사나 별반 차이가 없다. 당국의 규제와 국내 금융시장의 기반 미비로 시장 형성이 이뤄지지 않았다.

반면 주식은 증권사들이 ELS와 ELW 등을 중심으로 파생상품 시장 기반을 넓혀왔다. 은행은 규제로 인해 접근이 어려웠다. 원금보장형 ELD 정도를 발행하는 정도였다.

금융규제심사단의 권고대로 은행의 파생결합증권 발행이 허용될 경우, 파생상품시장에서 은행이 날개를 달 것은 확실하다. 그동안 쌓인 노하우가 은행을 제자리에 묶어둘리 없다. 증권사가 중심이 돼 시장을 조정하고 있는 파생결합증권(DLS) 시장의 확대 가능성이 높다.

은행이 주식 관련 파생결합증권까지 발행할 수 있을 지 여부는 불분명하지만 일부 은행의 주장대로 주식관련 파생결합증권 발행까지 허용할 경우 증권사와 은행간의 갈등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ELS 발행에서 은행의 경쟁력이 더 있다는 주장도 대두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발행되는 ELS 가운데 상당 부분을 은행(주로 외국계)이 공급하고 있고, 장외파생상품 경험이 많은 은행이 가세할 경우 ELS 시장에서 은행이 증권사를 단기간에 추격하거나 역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판매채널 역시 은행이 월등히 많고, 신용도도 은행이 더 높아 은행의 파생결합증권 발행은 증권사의 경쟁력 저하로 연결될 수 있다.

그래도 은행은 '잃은게 더 많다'는 주장이다.

증권사의 지급결제를 허용한 데 이어, 보험사도 지급결제가 허용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사도 PB 등 개인자산업무 진출에 걸림돌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증권사 CMA와 신용카드간 통합 제휴카드 발급이 허용되는 등 그동안 은행이 가져왔던 금융서비스 기능이 다른 금융기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그만큼 금융소비자에게 혜택은 확대되고, 은행이 누려왔던 절대 이익은 줄게 되는 것이다.

은행들은 파생결합증권 발행 허용이 "10을 주고 1을 받아오는 셈"이라고 평가절하 하고 있다. 환율, 금리, 신용 관련 파생결합증권 시장은 아직 형성단계에 불과해 발행 허용이 가져올 당장의 기대이익도 크지 않다고 것이다. 특히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이 큰 '주식'이 빠질 경우 '1'도 겨우 얻지 못하는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위는 "은행법 개정, 자통법 시행령 등을 통해 규제 개혁 완화 방안이 구체화될 예정"이라며 "그러나 은행과 증권사가 서로 양보하는 선에서 업무 규제 범위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사가 지급 결제를 가져간 이상 은행에도 내 줄 것은 내줘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은행의 주식 파생결합증권 허용 여부에 대해서는 증권사 등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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