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환경이 변하고 있다

여운봉 외부필자 | 2008.06.02 12:17
최근에 세계경제의 주역이 바뀌는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세계적으로 “달러화 약세”추세가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금 13조 달러의 빚을 지고 있는 세계최대의 채무국으로 전락했고 달러화의 위상도 급속히 약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과거 1800년대 자본주의의 종주국인 영국이 1903년부터 미국에 주역의 자리를 내주면서 파운드화의 가치하락이라는 수모를 겼었던 기억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바로 지금 미국의 모습이 과거 몰락해가던 영국경제를 꼭 닮아가고 있습니다.

일부 연구보고서에서는 1900년대의 팍스 아메리카나 시대(Pax Americana; 미국이 세계의 평화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주도권을 갖고 있다는 의미)가 지고 이제는 팍스 시니카 시대(Pax Sinica; 중국이 세계평화를 좌지우지하는 역할을 한다는 의미)가 예상보다 빨리 도래되었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기도 합니다.

결국 2000년대는 중화사상이 전세계를 지배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1800년대에는 영국에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사람들이 몰렸고 이에 따라 영국이 세계경제의 중심역할을 했던 팍스 브리태니카시대(Pax Britanica)를 상기하면 매 100년 주기로 세계경제의 주도권이 바뀌고 있는 셈입니다.

이러한 변화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도 ‘인구의 변화’ 때문으로 일부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젊은층의 연령이 많아야 수요도 많고 따라서 생산활동도 왕성하게 되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1900년대에 미국이 전세계에서 가장 수입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였지만 지금은 유럽연합(EU)가 수입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이며 두 번째로 중국이 가장 많은 수입을 하는 나라로 바뀌었습니다. 향후 5년 이내에는 중국이 세계에서 수입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원유에 대해 순수출국이었지만 이제는 어느새 원유 순수입국으로 바뀌 것만 보더라도 중국의 13억 인구에서 20~30대 젊은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 10년 전에 비하면 크게 증가했다는 의미입니다.

젊은층이 많아야 수요와 생산이 왕성하여 그 나라의 GDP경제성장률이 높아지게 마련입니다. 미국이 단기적인 경기침체가 아니라 이제는 세계 제1의 부채국으로 전락하고 수요와 생산이 줄어들게 되었는데 이것은 미국 내에서 저출산 고령화 추세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도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장기적으로 미국의 경제가 다시 크게 되살아 날 것으로 보는 이는 적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세계적으로 달러화가 약세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우리나라에서만 나홀로 환율상승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올 2월 달에만 하더라도 940원을 1달러로 바꿀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1030원이 있어야 1달러로 바꿀 수 있습니다. 즉 달러 당 100원을 더 주어야 하니깐 달러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여간 걱정거리가 아닙니다.

전세계적으로 달러 환율이 떨어지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만 유독 달러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미국인들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올해 1월부터 3월에만 벌써 14조원이상의 거액의 투자금을 회수해 간 것이 달러 값 상승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외국인들이 14조원을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로 바꿔서 해외로 송금을 했으니 국내에는 달러가 귀해진 것이고 그러니 당연히 달러의 원화 환율 역시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미국이 투자금을 회수한 이유는 아시다시피 미국의 주택담보대출문제였던 서프라임 모기지론 위기 때문입니다. 서프라임모기지 문제가 발단이 된 것은, 미국의 서민들이 주택가격이 계속 더 올라갈 것으로 믿고 고금리의 대출을 받아서라도 주택을 구입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그러나 주택가격이 오르기는커녕 오히려 하락하자 이자부담이 늘어나서 대출이자 연체가 시작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압류되는 집들이 늘어나게 되고, 경매 매물이 쏟아지면서 집값은 더 떨어지고 팔리지도 않게 되자 금융기관들이 부도 직전에 몰리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유동성 부족이 오게 되니까 한국과 같은 외국에 투자해 놓았던 주식을 처분해서 부족한 현금인 달러를 마련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외국인이 국내주식을 사려면 일단 달러를 가지고 들어와서 한국 돈으로 바꾼 다음 국내주식을 사게 됩니다. 반대로 국내주식을 팔았을 때에는 매각 대금을 달러로 바꾼 다음에 해외로 다시 갖고 나가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팔아 그 돈을 한국 외환시장에서 달러로 바꾸기 때문에 달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게 됩니다. 그래서 달러 값이 오르게 됩니다.

예를 든다면, 1달러에 900원 할 때는 천만 원 어치의 주식 매각대금으로 11,000달러정도를 환전하여 갖고 나갈 수 있었는데 반하여 1달러에 천원이 되면 천만 원 어치의 주식 매각대금으로 10,000달러만 갖고 나가게 되기 때문에 그 만큼 환차손이 발생하게 됩니다.
 
따라서 최근 우리나라시장에서 달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원화 값이 지속적으로 더 내려갈 것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외국인들은 너도나도 조금이라도 더 빨리 남보다 주식을 미리 먼저 팔아서 환차손을 피하려는 심리가 강해지면서 환율이 높아지게 된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환율이 높아지게 된 배경에는 이런 이유 외에도 여타 다른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대내적으로는 경상수지 적자가 달러화 가치상승에 또 다른 이유입니다. 참고로 “경상수지”라는 것은, 주로 재화와 용역에 대한 대가로서 외화의 유출입이 일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기업들이 수출을 너무 잘해서 최근까지도 역대 최고 수출실적을 갈아치우면서 수년동안 흑자 기조를 유지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원자재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수입금액이 늘어나면서 작년 12월 달부터 4월말까지 5개월 연속해서 적자를 나타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세계적으로 신용경색이 지속됨에 따라서 달러 구하기가 점차 어려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점을 감안해서 국내 금융기관들이나 기업들이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 달러화 자금을 조달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을 예상하고, 달러화를 미리 매입해 두는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달러화의 가수요까지 불러일으키면서 원/달러환율이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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