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토끼몰이식' 진압, 70여명 연행

머니투데이 정영일 기자, 조철희 기자 | 2008.06.02 05:52

(종합)시위대 서울광장 주변서 산발적 시위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25번째 촛불집회가 9시간여에 걸친 거리시위 끝에 경찰의 '토끼몰이식' 강경진압으로 수십 명의 부상자와 연행자를 남기고 끝났다.

2일 저녁 7시께 광우병 대책위원회 회원 등 시민 3만여 명(주최측 추산)은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미국산쇠고기 수입에 항의하는 촛불집회를 진행하고 7시40분께 광화문 방향으로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경찰은 7000여 명의 인력과 10여대의 경찰버스를 이용해 서대문과 광화문로, 종로 일대 시위대의 이동을 완전히 차단했다. 시위대는 이에 항의하며 경찰과 정면대치, 11시께 저지선에 정차돼 있던 경찰버스 3대를 연이어 끌어내기도 했다.

경찰은 2일 새벽 0시40분께부터 남아있던 2만여 명의 시위대를 광화문 세종로 사거리에 고립시켰다. 경찰은 소화기를 뿌리거나 방패로 밀면서 시위대를 몰아붙인 후 시위대 연행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한 30대 남성은 코에 부상을 입고 구급차에 실려 가기도 했고 또 다른 30대 남성은 경찰과 몸싸움 중 실신하기도 했다. 10대 여고생 역시 콧등에 부상을 입고 현장에 있던 의료 지원단의 치료를 받기도 했다.


대책위는 새벽 2시30분 현재 총 71명이 경찰에 연행됐다고 밝혔다. 새벽 4시 진압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연행자는 아직 최종적으로 집계되지 않아 연행자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이 일대 교통 흐름까지 완전히 차단했지만 주말 저녁인데다 집회를 예상한 운전자들이 우회도로를 이용하는 등 교통량이 많지 않아 큰 교통혼잡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시위대와 1시간여 동안 대치상황을 계속하던 경찰은, 새벽 1시50분부터 분말소화기를 쏘며 시위대를 태평로 방향으로 밀어붙여 4시께 3000여명 남아있던 시위대를 모두 서울광장까지 밀어올렸다.

이어 서울광장 주변을 경찰버스로 둘러싸고 시위대들이 더 이상 도로로 진출하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진압을 마쳤다. 서울광장 주변으로 흩어진 시위대는 산발적으로 모여 "연행자를 석방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2일 1시께부터 종로에서 서대문 방향으로는 교통소통이 가능해졌고, 새벽 4시20분께는 이 일대 교통이 완전히 재개됐다. 서울광장 앞을 지나는 승용차들이 경적 소리를 울리며 시위대를 응원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촛불집회를 주최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전날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부상을 입은 시위 참가자들의 소식을 전달했다. 특히 전날 경찰서 버스 옆의 여고생을 경찰이 머리를 잡아채 쓰러뜨린 후 군화발로 짓밟는 동영상이 공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위대가 흥분하기도 했다.


자유발언대에 오른 한 여고생은 "경찰 물대포를 맞고 교복이 물에 젖었지만 한 시민이 자신의 옷을 건네주기도 했다"며 "경찰은 국민 세금이 들어간 수돗물을 엉뚱한데 쓰지 말고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아껴 달라"고 말해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이 날 집회에는 통합민주당 최재성 의원,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 등 야권 정치인들도 집회에 참석했다. 촛불집회를 온라인으로 생중계하고 있는 진중권씨도 집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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