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인플레 기대 심리 급등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05.31 14:51

FRB 경기침체와 싸울 여력 앗아가

식품과 에너지 비용 급등이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강화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줄여 향후 경기침체와 싸울 여력을 빠르게 앗아가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31일 보도했다.

컨퍼런스보드와 로이터 미시건대학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이는 전반적인 소비자기대심리를 악화시키는 요인이기도 했다. 컨퍼런스보드가 측정한 5월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지난달 6.8%에서 상승한 7.7%를 기록했다.

매크로이코노믹스 어드바이저스의 이코노미스트인 브라이언 색은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은 FRB의 우려를 키우는 역할을 한다"면서 "FRB는 경기침체에 대처할 최소한의 여력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급등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분석했다.

연준은 물가상승에 따른 구매력 손실을 메우기 위해 근로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임금과 물가가 동시에 상승하는 현상은 지난 1970년대 후반 나타나 경제를 스태그플레이션의 침체로 몰아넣었다.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는 정책입안가들이 나서 이 같은 우려를 사전에 봉쇄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컨퍼런드보드의 소비자연구센터 소장인 린 프랑코는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는 사상 최대 수준이며, 앞으로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로이터/미시건대학교 소비자심리지수를 책임지고 있는 리처드 커틴도 미국 가구들이 더 높은 인플레이션이 닥칠 것을 믿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미시건대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향후 5년래 인플레 예상치는 3.4%를 기록, 199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월 조사한 3.2%에 비해 상승한 것이다.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역시 3.9%를 기록, 이보다 훨씬 높았다.

베어스턴스의 존 라이딩 이코노미스트는 "FRB는 최근 인플레이션 상황을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면서 "이는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묶이지 않고 풀어져 맘대로 치솟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시카고 선물시장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3분의 1의 가능성으로 FRB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향후 4개월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피셔 총재는 지난 28일 샌프란시스코 연설에서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악화될 경우 FRB가 곧 금리를 올릴 수 있다"며 이를 뒷받침했다.

커틴은 "향후 인플레이션은 임금 인상 정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며 "근로자들이 임금 인상에 성공할 경우 인플레이션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아직까지 임금 인상이 가시화될 것으로는 예상되지 않고 있다. 자넷 옐렌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는 "아직까지 임금 인상이 급증할 것이란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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