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유가 추가 상승 베팅 줄였다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08.05.31 14:34

투기세력, 추가 유가 급등 여력 줄어들었다 판단

헤지펀드 등 투기세력들이 최근 10개월새 80% 급등한 유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한 베팅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유가가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투기세력들이 그만큼 줄어들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미국 선물시장 감독기구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이날 투기세력들의 유가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이 사상 최고였던 지난해 7월 31일 12만7491건에서 최근(5월 21일~27일) 2만5867건으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이는 유가가 배럴당 135달러 이상으로 급등하자 추가 상승 가능성이 적다고 예상한 투자자들이 대거 '숏 포지션(매도)'으로 방향을 선회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같은 순매수계약 감소는 최근 CFTC가 "유가 급등이 시장 조작의 산물이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투기세력이 유가 급등의 요인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역시 투기세력이 유가 급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지목했다.

그러나 대부분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은 수급이라는 펀더멘털에 따른 것이며 투기세력에 의한 인위적인 시세 조작은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월터 루켄 위원장도 지난 7일 "에너지시장에서 시세조작은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폴 토세티 PFC에너지 애널리스트 역시 "유가 상승은 펀더멘털에 따른 것"이라며 "시장 참여자수와 순매수 포지션의 수 등을 살펴보면 조작이 없었던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셉 스태니슬로 JA스태니슬로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투기세력이 원자재 시장에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투자해왔다"면서 "이들은 원유 수요가 치솟고 있는데 비해 공급 여력이 부족한데 주목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조작이 없었다는 점을 반영하듯 실제 투기세력들의 매수 포지션은 지난해 최고조에 달했을때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지난주 매수 포지션은 사상 최고를 기록한 지난해 7월 31일 26만4395건에 비해 18% 감소한 21만5999건이었다.

투기세력들의 매수 포지션이 줄어들었음에도 유가가 꾸준히 상승한 점은 투기세력들의 역할이 크지 않았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한편 이날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7월인도분 유가는 전날보다 0.6%(73센트) 오른 배럴당 127.35달러를 기록했다. 유가는 지난 22일 기록한 사상최고치인 배럴당 135.09달러에서 하락한 것이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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