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리스크, 2%에 매달리지 말라

머니위크 배현정 기자 | 2008.06.11 12:40

[머니위크 취재 후기]

"2%, 4%에 목숨 건다, 진짜 중요한 94%에는 관심도 없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국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어떤 주식 종목을 찍었냐와 타이밍을 어떻게 잡는가가 투자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각각 4%와 2%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진짜 중요한 94% 이상은 자산배분에서 주식, 부동산, 채권 등 어떠한 상품을 편입했느냐는 것인데 사람들은 이에는 별 관심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부연 설명을 하자면 이렇다. 전체 주식시장이 안 좋을 때는 좋은 종목들을 골라 분산했다고 해도 수익을 내는 것이 쉽지 않고 전체 부동산 경기가 안 좋을 때도 어떤 부동산을 가지고 있느냐보단 총자산에서 부동산 비중이 얼마나 되냐가 투자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를 인지하더라도 투자 리스크는 여전하다는 것. 예컨대 어떤 PB가 채권 30%, 주식 30%, 펀드 40%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줬다고 치자. 이것은 PB가 임의로 판단한 것이지 객관적인 데이터에 의한 것은 아니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신뢰할 수 없는 잣대에 의존해 투자하는 것은 투자 자체가 커다란 리스크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고보면 투자시장에는 종종 말도 안되는 것이 '진실'인양 통용된다. '액티브펀드는 일반적으로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을 추월하지 못한다'는 것이 대표적 예. 똑똑한 전문가가 적극적으로 운용한다고 해도 전체 시장보다 꼭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는 방증이다.


또 몇해 전 한 언론의 투자 실험에서는 침팬지와 애널리스트 주식 투자 대결을 벌인 결과 단기적으로 침팬지가 앞서기도 한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오죽하면 '눈 감고 찍어라'가 당시 신문 기사의 제목으로 뽑혀지기도 했을까.

결국 '1인 1펀드'의 금융공화국 시대이지만 '믿을 사람 없는(?)' 투자 환경에서는 어차피 결과를 책임질 투자자 본인의 판단과 소신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주식이든 펀드든 부동산이든 전문가들이 '투자의 리스크를 줄이는 해법'으로 한결같이 제시하는 것이 "공부하라"다.

분석을 통해 항상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더라도 '눈 감고' 지르는 것보다 더 위험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평소 가전제품 하나 고를 때도 이리저리 들춰보고 비교해보며 사거늘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남들의 권유나 직감 하나로 막대한 자금이 투자되는 부동산과 주식 상품을 지르는 경우야 참을 수 없는 무모함이 되기 쉽다.

이러한 어처구니 없는 무모함은 '달콤한 수익'의 유혹만 보고 달려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수 있다. 수익과 항시 공존하는 손실 가능성을 먼저 볼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할 것 같다. 온갖 '권법과 루머'가 난무하는 아리송한 투자시장에서도 '고수익 고위험'의 법칙은 변함없이 통용되는 진리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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