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이 좋은 샷을 만든다

김헌 호남대 골프학과 겸임교수 | 2008.05.30 12:11

[마음골프]스윙은 예술인데 샷은 엉망?(하)

스윙은 좋은데 샷이 안되는 두 번째 문제는 ‘운동명령’의 문제다. 즉 자신의 몸에 어떤 명령을 내리는 가의 문제다.

빈 스윙을 할 때는 그저 휘두르다가도 실제 공을 치러 들어와서는 전혀 딴 마음으로 바뀐다. ‘공을 쳐야지’ ‘맞추기나 해야지’ ‘안 맞으면 어쩌지’ 하면서 몸이 어떤 운동을 해야 할 지에 대한 분명한 방침을 잃어버린다.
 
골프는 공을 목적물로 보고 그것을 때리고 싶은 본능적이고 직관적인 운동과 무심히 휘두르고 지나가는데 재수없이 공이 그 자리에 있어서 맞아나가는 목적 의식적 운동 사이의 대립과 투쟁이다. 다시 말하면 점 즉 ‘공에 의식의 초점을 맞출 것인가’와 면 즉 ‘궤도에 의식을 집중할 것인가’를 선택하고 갈등하는 과정이다.
 
뛰어야지 생각하면 뛰는 것이고 한참 뛰다가 이제는 걸어야지 마음 먹으면 걷는 것이 인간이다. 그런데 아무런 명령어 없이 그냥 몸의 본능에 방치해 버리면 몸은 제 하고 싶은 대로 본능적인 명령을 따르게 마련이고 결국 점-공에 온 마음을 다 빼앗기고 결국 공을 때리고 만다. 그러니 공을 쳐다보지 않으면서 지금 내가 무슨 운동을 할 것인가에 대한 정확한 명령을 내리는 연습을 거듭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런 운동으로 만들어 낼 결과적인 상황에 대해 생생하게 상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아이언 샷을 하면서는 디봇과 공을 물 덩어리로 보면서 샷이 되는 순간 어렸을 때 수영장에서 손바닥으로 물탕을 튀겼던 것과 같이 허공을 향해 멋지게 번져나가는 상상을 해야 하고, 드라이버는 드라이버를 치려는 순간 그 앞에 절의 천불전처럼 촛불이 수도 없이 많이 켜져 있고 드라이버로 바람을 일으켜서 바로 그 촛불을 끄는 상황을 상상하면 좋다.

페어웨이 우드는 물위에 카지노에서 쓰는 칩이 떠있고 멋진 휘두르기로 그 칩을 치고 나가는 상상을 하면 좋다. 그것이 어떤 이미지든 자신이 만들고 상상하면 상관없다.

단 중요한 점은 공의 정지상태에서의 물성, 즉 딱딱하고 상당히 무게가 나가면서 머리에라도 맞으면 상당히 아플 어떤 물건, 예컨대 ‘짱돌’로 이해하고 그것을 때려서 어디론가 보내고자 하는 `망치질'같은 직관적 운동으로부터 되도록 멀리 벗어난 이미지를 상상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정리를 하면 멋진 스윙이 멋진 샷이 되기까지는 공의 물성이 주는 즉자적인 느낌과 요구로부터 어떻게 도망칠 것인가에 대한 자기 나름의 방식을 갖지 않으면 건널 수 힘든 심연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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