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쇠고기 장관고시 강행, 네티즌 "근조 대한민국"

조철희 기자 | 2008.05.29 18:03
↑고시발표 직후 농식품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네티즌들의 항의글

정부가 결국 미국산쇠고기 장관고시를 확정했다.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를 주장하던 네티즌들은 이를 '선전포고'로 받아들이고 촛불집회에 더욱 집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29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산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를 발표했다. TV 생중계를 통해 회견을 지켜본 네티즌들은 "결국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고시를 강행했다"며 "이제 거리에 나서는 수밖에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謹弔 大韓民國' 운동
고시 발표 직후 포털사이트와 토론사이트, 커뮤니티사이트 등에는 네티즌들의 글이 폭주했다. 정부의 고시강행에 실망한 네티즌들은 자신의 글제목 앞에 '▶◀근조 대한민국(謹弔 大韓民國)'을 붙이는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농식품부 홈페이지에는 많은 네티즌들이 몰려 항의글을 올리거나 고시철회를 요구했다.

한 네티즌은 "미국산쇠고기 때문에 하루도 걱정하지 않은 날이 없다"며 "세금 착실히 낸 죄 밖에 없는데 왜 국민을 죽이려 하냐"고 분한 심정을 토로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촛불문화제를 통해 그렇게 국민의 바람을 이야기했는데 결국 이렇게 무시해버리는 것이냐"며 "오늘 같이 치욕적인 날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산쇠고기 논란과 관련해 가장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지는 다음 아고라에서는 고시발표 직후 분당 10~20건의 글들이 올라왔다.

토론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정부가 국민건강권을 지켜야 함에도 급박하게 고시를 강행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며 "국민여론을 무시하는 현 정부는 처음부터 국민에 대한 신뢰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촛불집회 개최 시간이 다가오면서 일찌감치 집회장소로 나가겠다는 네티즌들도 다수 등장했다. 또 이날 예정된 집회에 관해 의견을 주고 받으며 최대규모의 촛불집회로 이어가자고 서로 독려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아내에게 전하는 편지 형식의 글에서 "집회 나가지 말고 조용히 살라고 했는데 나가서 미안하다"며 "공무원인 당신한테 피해 안가게 조심히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광우병반대 국민대책회의는 고시직후 "고시 강행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로 저항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이날 오후 7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고시강행 규탄 촛불문화제를 대규모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29일 오후 고시발표가 진행된 과천종합청사에 진입을 시도하던 농민단체회원들이 경찰에 제지당하고 있다. ⓒ이명근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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