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성호' 우리금융 첫 과제는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 2008.05.29 15:25
우리금융그룹이 29일 새 회장에 이팔성 서울시향 대표를 내정하면서 최고경영자(CEO) 교체에 따른 혼선을 마감했다. 이 내정자는 문화계 CEO로 다른 길을 걷다 친정에 복귀한 감회가 클 터이지만, 우리금융에 산적한 숙제가 많아 기뻐할 틈이 없을 듯 하다.

이 내정자는 이날 "우리금융지주를 금융계 최고의 금융그룹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금융의 대대적인 체질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이 금융계의 시각이다. 그룹 내부에서만 해야할 일이 있는 것은 아니다. 민영화 등 대외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현안도 쌓여있다.

◇지상과제는 비은행부문 육성= 금융계에선 우리금융이 그룹내 비은행 계열사를 집중육성하는 형태로 은행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시각이다.

우리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해 포트폴리오가 은행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올 3월말 우리금융그룹의 자산총액은 307조4000억원으로, 이중 우리은행(235조8000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76%에 달한다. 여기에 경남·광주은행 등까지 포함하면 그룹 전체적으로 은행비중이 90%에 달한다. 반면 보험 등 비은행 부문의 수익기여도는 8%대에 불과하다.

지난해 시중은행들이 수신고객들을 대거 증권사 CMA(종합자산관리계좌)로 빼앗기는 상황에서 우리금융의 타격이 컸던 것도 이런 배경에서 보는 시각이 많다.

경쟁 관계인 신한지주는 은행부문 자산비중이 77%이며, 비은행 부문의 수익기여도는 47%에 달한다. 신한지주내 은행과 카드사업이 분리돼 있어 직접비교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도 우리금융은 지나치게 은행중심이라는 지적이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비은행을 육성하면 계열사 시너지 극대화와도 기대할 수 있어 그룹 전체 수익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권은 은행을 주력으로 키우기 보다, 수수료수입 및 교차판매를 강화할 수 있도록 체질을 바꾸는 추세다.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매트릭스형’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은행, 증권, 보험 등 계열사에 관계없이 기능이 같은 업무는 하나의 전략으로 움직인다는 취지다. 국민은행이 오는 9월 지주사를 설립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우리금융은 이 같은 노력이 상대적으로 늦었다는 평가다. 지난 4월 LIG생명을 인수해 우리아비바생명으로 출범시켰지만 아직 시너지가 나오는 단계가 아니다. 지난해 인수한 우리파이낸셜(옛 한미캐피탈)도 소액신용대출 시장에 갓 진출한 상황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에서는 은행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상대적으로 뒤쳐지는 계열사들이 많다"며 "지나친 자산 불균형이 중장기적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민영화, 탄력적인 대응전략도 중요= 우리금융의 또 다른 현안은 민영화다. 정부는 올 하반기중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정부지분 72.97% 가운데 51%를 초과하는 부분을 우선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에 산업은행IB(투자은행)부분과 기업은행 등을 하나로 묶어파는 '메가뱅크 '방안도 거론됐지만, 매각지연에 대한 우려 때문에 별도매각이 우선시 되고 있다. 정부는 그러나 상황에 따라 통합매각을 택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방식이 유동적인 만큼 우리금융은 정부방침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

특히 우리금융은 공기업중 민영화 논의가 나온지 가장 오래됐다는 점에서, 진척 또한 빠를 전망이다. 이 경우 우리금융의 민영화 성사여부가 다른 공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지분매각을 통한 민영화는 우리금융의 주가수준에 따라 변동할 가능성이 큰 만큼 주주에 대한 정책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도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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