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년국채 4%돌파 "인플레의 시대"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8.05.29 08:28

내구재주문+다우 제품 인상+고유가 득세… 경기침체는 후퇴

-10년만기 미재무부채권 수익률 올들어 처음 4% 돌파
-경기지표 호전에 다우 케미칼의 역사적 제품가 인상
-침체보다 고물가 의식해 연준 금리인상에 무게


인플레이션 지표로 통하는 10년만기 미재무부 채권수익률은 28일(현지시간) 0.11%포인트 오른 4.02%로 마감했다. 지난 1월2일 이후 한번도 넘지 못했던 저항선 4%선을 넘어선 것이다. 이날 발표된 경기지표가 예상보다 좋았고 때마침 실시된 300억달러 규모의 채권 입찰에서 예상보다 높은 수익률이 결정되면서 탄력을 받았다. 다우 케미칼이 111년 회사 역사상 가장 큰 폭인 20%의 제품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는 소식도 수익률 급등을 지원했다.

4월 중순 이후 국채 수익률은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채권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에 비중을 두는 세력과 경기침체라는 펀더멘털 전망을 중시하는 세력간의 팽팽한 대결에서 전자가 입지를 강화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단적으로, 경기침체 방어를 위한 미연준(FRB)의 추가적인 금리인하보다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채권 수익률이 더 올라야한다는 이유는 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에너지, 음식료 가격 급등으로 촉발된 고물가 시대에 투자자들은 더 많은 수익(이자)을 얻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적어도 물가가 상승한 만큼 자신이 투자한 채권의 수익률이 올라야 상대적인 빈곤감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다우 케미칼의 역사적인 제품 가격 인상에 주목했다. 이날 다우는 3200개 주요 제품 가격을 20% 올렸다고 발표했다. 지난 1분기중 에너지와 원료를 비롯한 제품 생산 가격이 42% 올랐다는 이유였다. 다우의 놀라운 제품 가격 인상은 고물가 시대를 다시한번 확인시켜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풀이됐다.

이들은 연준이 금리를 또 내리면 깊고 장기적인 침체를 낳을 수 있다는 경고도 빼놓지 않고 있다. 더불어 석유를 비롯한 상품 가격이 연일 급등하는 것은 여전히 전세계 경제 성장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주장했다. 당장 이날 발표된 내구재 주문이 예상보다 좋았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미니애폴리스 연준 의장인 게리 스턴은 이날 한 연설에서 "인플레가 안도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FRB가 적절한 금리인상 시점과 그 폭을 모색해야한다"고 말했다.

MKM 파트너스의 마이클 다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가 그렇게 나쁘다면 상품 가격은 오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 채권수익률 상승이 일시적이라는 전문가들의 주장도 적지않다. 이들은 소비자들의 부가 집값 하락으로 줄어드는 가운데 치솟고 있는 유가와 식료품 가격은 매우 반갑지 않은 '세금'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더 심각한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침체 국면에서 재무부 채권은 매우 안정적인 자산으로 간주된다. 특히 연준의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예상된다면 그 매력은 더 높아지고 가치가 상승(수익률 하락)할 계기를 얻을 수 있다.

UBS의 윌리엄 오도넬 전략가는 "펀더멘털을 중시하는 투자자들이 매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다음주 고용지표는 5개월 연속 침체를 보여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도넬은 한주 뒤 나오는 소매 판매 지표 역시 침체를 증명하면서 국채수익률의 하락(채권가격 상승)을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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