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회장·은행장 겸임 논란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 2008.05.28 18:09

'겸임의 효율' vs '분리의 명분'

은행권에서 금융지주회사 전환이 잇따르는 가운데 지배구조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주회사 회장과 은행장의 겸임 여부가 핵심이다.

오는 9월을 목표로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중인 국민은행도 이 문제를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지주 회장 공모를 진행중인 우리금융과 민영화를 앞둔 산업은행 역시 유사한 몸살을 앓을 것으로 예상된다.

◇'겸직' 우세 분위기='겸직'과 '분리' 모두 장단점을 갖고 있어 금융계 안팎의 의견 또한 갈리고 있다. 하지만 회장·행장 겸직 모델이 경영효율성 측면에서 분리 모델보다 우월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우리금융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는 2004년 황영기 회장 선임 당시 분리 방안을 고려했다 겸직을 택했다. 종전 지주사(윤병철 회장)와 자회사(이덕훈 행장)간 과도한 견제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였다.

이후 박병원-박해춘 구도로 회장과 행장이 재차 분리됐지만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적잖은 불협화음이 생겼다. 현재 회장 공모를 진행중인 가운데 민영화 등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다시 겸직체제가 도입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 체제를 유지하되 부회장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국민은행처럼 지주체제를 처음 도입하는 경우 겸임이 낫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금융지주 총자산에서 국민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서열상 회장이 행장 위에 있지만 실세는 행장이 된다. 이 경우 알력 다툼에 따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초기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겸임이 좋다는 분석이다.


구용욱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민은행의 경우 지주사 전환 후 은행과 비은행사업 비중을 어떻게 끌고갈 것이냐에 따라 겸직 여부를 판단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은행업에 집중한다면 회장과 행장 겸직도 괜찮아보인다"고 말했다.

◇분리시 핵심은 '인사권'=그러나 겸직은 지주사의 본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지주회사 회장이 자회사 경영에 대해 궁극적인 책임을 지는 자리인 만큼 겸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회장은 계열사간 시너지 극대화, 그룹 기업가치 제고 등 큰 그림을 그리고 은행장은 영업에 주력하는 분업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분리에 따른 갈등의 소지를 없애려면 회장이 행장 인사권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간 지주사와 은행 경영진간 갈등이 은행 경영진에 대한 지주사의 인사조치에 대한 반발로 불거진 탓이다.

성공한 금융지주회사 모델로 꼽히는 신한지주나 하나지주의 지배구조 핵심 역시 자회사 경영진에 대한 인사권에 있다. 물론 회장이 사실상 오너십을 갖고 있어 국민은행과 우리금융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지주사가 은행지분 100%를 갖기 때문에 주주권을 행사하는 차원에서도 회장이 행장 인사권을 갖고 있는 게 맞다"며 "지주사 회장에게 이 권한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겸직을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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