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CJ證 인수임박..현대家 증권대전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 2008.05.28 15:25

현대證-현대차IB-CJ증권 후신 정면충돌..현대가 적통 경쟁 일환

현대중공업의 CJ투자증권.운용 인수가 사실상 결정되면서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 현대차그룹 등 범현대가의 증권업 대전(stock war)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은 28일 CJ투자증권 및 CJ자산운용 지분매입을 구체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CJ그룹과 현대중공업이 최종 협상결과를 29일 공개할 예정인 가운데 CJ증권의 현대중공업행은 사실상 결정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현대차 이어 중공업도..너도나도 증권사
현대차에 이어 현대중공업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증권업에 진출하는 것은 외형 확장과 금융사 소유에 따른 필요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이 장기적으로 현대건설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M&A 분야에 대한 의욕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그 매개체인 증권업에 대한 매력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다. 또 사상 최대의 수주와 실적 행진에 따라 현금 유입이 장기적으로 13조 ~ 1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독자 운용 능력을 갖는 것에 대해서도 관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 같은 사례는 연초에 증권사를 인수한 현대차그룹에서도 발견된다. 실제로 현대차그룹도 7조원에 육박하는 자금(계열사별 한도는 기아차 1조7000억원, 현대차 2조8000억원, 현대제철 2조원, 글로비스 3000억원)을 MMF, RP 등으로 운용하는 거래를 현대차IB증권과 개시한다고 최근 밝혔다.

현대중공업-현대차그룹은 다수의 하청업체를 갖고 있는 만큼 이들의 회사채, 증자, IPO 등 증권 관련 업무를 그룹 내 증권사에서 처리하려는 복안도 자리한다.

금융업 진출 장벽과 규제 완화도 이들의 발빠른 행보에 영향을 주고 있다. 증권사의 신용카드 발급(결제계좌로 CMA 이용) 허용 방침은 신용카드사와 증권사를 동시에 소유한 현대차그룹의 향후 전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잠정 유보되긴 했지만 조선업내 경쟁그룹인 STX가 증권업 진출을 서두르는 것도 현대중공업의 의욕을 자극했을 수 있다.


◇현대-현대차-현대重 텃발 충돌..건설서도 정면승부
범현대가가 그룹별로 독자적인 증권사를 갖는 것은 기존의 현대증권(현대그룹 계열사)과 충돌을 빚을 수밖에 없다.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이 현대라는 명칭을 현대차그룹의 증권사에 쓸 수 있느냐를 놓고 벌인 법적 다툼도 현대가 증권대전의 전초전 성격이다.

현대차그룹은 인수한 신흥증권의 사명 명명을 놓고 현대그룹의 법적 문제제기 속에 HYUNDAI IB증권 → 현대차IB증권 → HMC투자증권으로 변경.결정하는 등 홍역을 치렀다. 현대중공업도 증권사를 인수한다면 현대라는 명칭을 전면에 내세울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의 선례를 볼 때 현중(現重)증권이나 HHI(현대중공업의 영어 약칭)투자증권은 가능하지만 '현대'중공업증권은 불가능하다.

또 울산 등 이른바 현대 도시를 두고 벌일 텃밭 충돌도 관심사다. 울산에는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하이스코 등 범현대가 기업의 공장이 포진해 있고 현대증권은 구 현대그룹 시절부터 이곳을 중점 공략해 현재 10여개의 지점을 보유 중이다. 부산 지역 지점이 5개 안팎(서울은 50여개) 수준이다. 현대차IB증권과 현대중공업이 인수할 증권사가 울산을 중점 공략한다면 장기적으로 현대증권의 지역내 위상이 흔들릴 수도 있다.

증권업은 실패로 끝나긴 했지만 세대를 풍미했던 '바이 코리아'가 상징하듯 건설과 함께 현대가의 또다른 상징이다.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의원이 현대그룹 재건에 전력투구하는 것과 증권사 인수가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많다.

증권업계에서는 하반기부터 벌어질 범현대가(현대차, 현대중공업, 현대그룹)의 증권 대전이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의 한판 승부가 예고되고 있는 현대건설 M&A 대결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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