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값의 반란, 중국이 만든 유가지진

머니투데이 백경훈 기자 | 2008.05.28 16:49

친디아 수요에 국제가격 오르고, 수출 늘어 국내값 덩달아 급등

경유(디젤)가격이 가파르게 상승, 산업경제와 서민경제에 주름살을 주고 있다. 같은 원유에서 정제돼 나오는 상품이지만 휘발유보다 쓰임새가 훨씬 더 많은 탓에 휘발유보다 가격이 빠르게 뛰고 있다. 더욱이 경유가 버스, 트럭 등 대형차 유류나 발전 등 서민생활과 직접 관계가 있는 곳에 쓰이는 경우가 많아 휘발유보다 유가상승 체감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5월 넷째 주 국내 경유 평균가격은 리터당 1785원을 기록하면서 휘발유와의 가격차이가 연초 200원에서 최근 31원으로 급격히 줄고 있다. 연초대비 경유 내수 평균가격 상승률은 휘발유가격 상승률 11%의 2배 수준인 23%를 기록하고 있다.

◇ 국제가격 상승과 환율 상승의 이중폭탄

국내 경유는 수요증가에 따른 국제가격 급등과 환율상승의 이중폭탄을 맞고 있다. 5월 넷째 주 국제 경유 및 휘발유 가격은 각각 배럴당 167달러, 136달러로 경유 국제가격이 휘발유가격을 상회하고 있다.

연초 이후 국제 휘발유가격은 약 29% 상승했으나 경유가격은 약 50%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도 같은 기간 동안 약 12% 상승, 원화표시 원유 도입단가를 높임으로
써 국내 경유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경유 국제가격 급등의 진앙지는 친디아(중국, 인도)다. 친디아의 산업용 경유수요 급증하면서 전세계 경유물량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경우는 농번기에 따른 수요 외에도 올림픽 관련 수송용 경유의 재고확보가 겹치면서 수입확대가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수출가격도 지속적인 상승추세를 기록하고 있다.

안상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휘발유 수요가 승용차 등 운송용 수요에 한정되어 있는 것에 비해 경유는 운송 및 산업, 발전용 등으로 수요처가 상대적으로 폭넓어 가격 상승속도가 빠르다"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중국 일부 정유공장들의 정기보수까지 겹치면서 수급이 더욱 빡빡해졌다"고 덧붙였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OECD국가에서 수송용 유류에서 경유 사용비중은 지난 1970년 후반 24%에서 2005년에 40% 수준까지 확대됐다.

◇ 경유수출 늘면서 국내가격도 국제가격에 수렴

경유가가 국제적으로 높아지면서 국내 경유제품의 수출도 덩달아 빠르게 증가, 국내 경유수급에 영향을 주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석유류제품 전체 생산량은 2억3400만배럴이며 그 가운데 경유 생산량은 6200만배럴로 26.5%를 차지했다. 그리고 그 중 45.2%인 2800만 배럴이 수출됐다.

특히 중국, 일본, 싱가포르 3개국에 대한 지난 1~4월 중 수출량은 2천만 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4월 경유 수출가격은 배럴당 120.3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연초 대비 약 26.3% 상승한 수준이다. 대신증권은 중국 올림픽 관련 수요가 남아 있는 3분기 초까지는 경유가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가격이 뛰면서 경유는 국내 정유업체에게는 효자노릇하고 있다. 경유 수출가격 상승에 비례해 경유 정제마진이 커지면서 경유제품의 수익성이 지난 3월 이후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유 정제마진은 지난해 배럴당 16.7달러에서 이달 현재 46달러로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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