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조에 '올 임금동결' 제안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 2008.05.27 16:26

퇴직금 누진제 폐지·상여금 지급중단도...노조 반발 임단협 난항 불가피

2년 연속 적자에 시달리는 기아자동차가 노조에 올해 임금을 동결하자고 제안했다. 기아차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퇴직금 누진제를 없애고 임금피크제를 실시하는 한편 휴가비, 선물비 등의 지급을 당분간 중단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기아차 노조는 이에 대해 "경영상황 악화를 조합원들에게 떠넘기려는 처사"라며 반발하고 나서 올 임단협 역시 난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7일 기아차와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이달초 '2008년 단체협약 개정 요구안'을 노조측에 보내 지난 2년간 적자인 사정을 감안해 올해 임금을 동결하자고 제안했다.

이미 정기호봉승급분(2만1135원, 기본급 대비 1.4%)을 인상한 바 있어 추가 임금인상을 자제하고 고통을 나누자는 취지에서다.

회사는 또 휴가비 귀향교통비 유류티켓 선물비 등 상여금은 이익이 확보될 때까지 지급을 중단할 것도 노조에 요청했다.

기아차 사측 관계자는 "1분기 영업이익이 1020억원의 흑자를 냈다고는 하나 248억원의 순적자를 냈는데도 노조는 이 부분은 배제하고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지난 2년간 1800억여원의 영업손실에 허덕이고 있다. 그런데도 노조는 금속노조가 13만4690원의 임금 인상안을 확정하자 이에 기대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현대차와 동일한 잣대에서 임금차별을 반대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기본급 인상과 함께 가족수당 통상급화 1만467원, 정비수당 1만원, 월급제 특근수당과 생계비 부족분 300% 인상까지 요구하는 실정이다.

기아차 사측은 노조의 요구에 난감해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사측 관계자는 "5월초에 임금 동결을 노조에 요구했는데 이제와서 노조가 전략적으로 이를 악용하며 조합원을 선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가 홈페이지를 통해 회사측의 요구를 공개한 건 28일 오후 2시로 예정된 대각선교섭에 앞서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일종의 기싸움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가 오는 29일 금속노조의 중앙교섭 의제를 배제하고 임금협상만을 다루자는 조건으로 대각선교섭에 응하겠다고 밝히면서 기아차 노조의 압박 수위가 더 높아지는 양상이다.

현대차의 대각선교섭 참석으로 기아차 역시 교섭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아차는 참석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단체협상까지 진행해야 하는 기아차가 자동차업계 노사협상의 대표 테이블로 변질, 금속노조의 타깃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회사가 적자에 시달리는대도 이에 아랑곳 없이 자신들의 이익만 채우려 들고 있다"며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공생의 길을 모색하자"고 노조에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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