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이 되려면 '사장'처럼만 하라

최종일,전예진 기자 | 2008.05.29 12:41

[2대1 인터뷰]조재홍 동부생명 사장

CEO팀 2명의 선후배 기자가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을 '2대1'로 인터뷰해 그들이 가진 다양한 진면목을 조명해봅니다.

이를 통해 성공한 사회 선배들에게 배울 점이 무엇인지 상세하게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2대1 인터뷰'의 두번째 상대는 조재홍(56ㆍ사진) 동부생명 사장입니다.


◇조재홍에 대한 생각 하나...'젊음'

미국의 시인 사무엘 울만은 "청춘이란 씩씩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오르는 정열"이라고 노래했다. 청춘은 삶의 어느 한 시기가 아니란 의미로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이런 점에서 동부생명을 이끌고 있는 조재홍 사장은 '젊은' CEO다.

#정직과 창의

조 사장은 보험업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1978년 보험업계와 인연을 맺은 후 2006년 동부생명 사장에 오를 때까지 한 업종에서만 일했다. 30년간 한 우물을 판 그가 평소 가장 중시하는 덕목은 ‘신뢰’과 ‘창의’다. 동부생명의 모토가 '젊고 정직한 회사'인 것도 이 때문이다.

"동부에 오자마자 누가 물어봐도 답할 수 있는 정체성을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회사도 젊지만 그것보다는 젊은 생각을 가진 회사로 가자고 했죠. 보험사는 또 고객과의 오랜 약속을 바탕으로 일을 합니다. 그게 어디서 나오겠습니까. 바로 정직에서 나오죠."

그는 젊은 회사란 새로운 시도에 적극적인 회사라고 설명했다. 그가 선호하는 인재상 역시 변화를 주도하는 직원들이다. "과거에 했던 서류를 그대로 베껴서 가져오는 직원을 가장 싫어합니다. 한 가지라도 좋으니 자신의 생각을 담아서 바꿔가지고 오라고 하죠. 그게 창의성의 바탕이 됩니다. 바꾸면 개선됩니다."

#현장과 소통하라

조 사장은 현장경영도 중시한다. 직원들과의 소통 부재는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취임 후 매달 한차례도 빠뜨리지 않고 간담회를 연 것도 이 때문이다. 본사는 물론 전국 각 지역의 임직원들과 컨설턴트들과 만나 허심탄회하게 회사의 방향을 논의하자는 취지였다.

현장경영으로 위기를 극복한 일도 있었다. 조 사장이 동부에 온 뒤 3달쯤 후 지점 하나가 통째로 다른 회사로 가버린 사건이 생겼다. 담당 임원 역시 사직했다. 당시 그의 충격은 이만저만 큰 것이 아니었다. 당장의 손실보다는 쉽게 움직일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 더욱 심각하다고 판단했다.

"커뮤니케이션 단절이 가장 큰 문제라고 봤습니다. 겉으로는 웃지만 속에서는 불만이 계속 쌓여있었던 것이죠. 지점장들과 연수원에 들어가서 밤새 얘기했습니다. 가슴을 완전 열 테니 들어왔다 나가라고 했습니다. 이때의 일이 약이 돼 다행히 그 뒤로는 조직이 많이 탄탄해졌습니다."

취임 2년. 고객과 현장 중심의 경영에 대한 그의 강조는 지난달 결실을 맺었다. 금융사들이 처리한 민원을 대상으로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평가에서 2년 연속으로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평가에서 생보사 중 1등급을 받은 곳은 동부생명이 유일하다.



◇조재홍에 대한 생각 둘...'배움'

'삼인행 필유아사'(三人行 必有我師)란 말이 있다. 세 사람이 같이 길을 가면 그 중에는 반드시 나의 스승될 만한 사람이 있다는 뜻이다. 조재홍 사장은 이 논어의 구절처럼 주변 사람들의 장점을 찾아내 스스로의 자산으로 만든다.

# 주변에 스승은 많습니다

"입사했을 때 신입사원 지도를 맡았던 교육담당 선배가 있었습니다. 제가 회사 생활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때면 늘 이런 생각이 떠오르더라고요. '그 선배라면 어떻게 했을까'라고 말입니다."

회사 경영과 관련해서는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에게서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사장으로서 의사결정할 때는 이 회장의 모습이 많이 떠오릅니다. 닮고 싶기도 하고요. 그 분은 겉은 유하지만 안으로는 무척 세심하고 강합니다. 제가 교육담당이라 측근에서 봤기 때문에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현장경영의 중요성은 황학수 전 삼성생명 사장에서 배웠다. "황 사장님은 제가 과장 때부터 이사 때까지 모셨습니다. 이 분이 일관되게 영업현장의 소중함, 설계사에 대한 애정을 갖고 계셨죠. 직원들에게도 그렇게 강조했었고요. 저의 가치관 형성에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조 사장은 최근에는 이중구 전 삼성테크윈 사장이 CEO의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고 존경스러웠다고 했다. "과거에 언젠가 물러날 때 후배들에게 자리를 스스로 주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었죠. 최근 인사에서 용퇴했는데 자신의 말을 지킨 것이죠. 그런 용기를 닮고 싶습니다."

# 꿈은 선명하게

30년 동안 직장 선배들의 장점을 찾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꾸준히 실천해온 그가 후배들에게 해주는 조언은 어떤 내용일까.

조 사장은 "자신이 맡은 분야의 전문가가 되라"고 했다. "직군별로 다양한 직무를 경험해 보고 지식을 축적하는 것은 좋지만, 부서를 많이 거쳐야 하는 시대는 지난 것 같습니다. 기업의 일이 그만큼 전문화가 됐죠. 어설프게 알고 자꾸 옮겨 다니면 나중에 그 사람을 쓰고 싶어도 제대로 쓸 수가 없게 되죠."

그는 또 꿈을 구체적으로 세우라고 말했다. "지난 설에 '카르마 경영'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일에 미쳐야 성공하고, 컬러로 꿈을 꾸라는 것이 책의 요지입니다. 자신의 꿈을 말로만 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쓰면 이뤄진다는 것이죠. 진실로 노력하고 진지하게 임한다면 이룩하지 못할 일이 일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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