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박해춘 행장, "고지가 바로 저긴데…"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 2008.05.27 15:02
"고지(高地)가 바로 저긴데 예서 말 수는 없다는 시구를 떠올려 봅니다. 1등 은행의 고지를 바로 눈앞에 두고 여러분 곁을 떠나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새로운 은행장님과 하나로 뭉쳐 진군하는 우리가족의 모습을 기쁜 마음으로 바라보겠습니다"

박해춘 우리은행장이 27일 이임식을 끝으로 은행에서 물러났다. 그는 새 정부가 금융 공기업 CEO의 재신임을 묻는 과정에서 1년2개월여만에 교체가 결정됐다.

박 행장은 이임사를 통해 중도퇴임에 대한 아쉬움을 전하면서도, 짧은 임기에도 놀라운 성과를 올려준 임직원 및 고객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그는 "1만5000여 우리가족과 함께 했던 지난 1년은 제 인생 최고의 열정을 발산했던 시간이자 가장 소중한 기억"이라며 "비즈니스·다이아몬드·명사클럽 등 고객들에게도 깊은 감사의 말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저 역시 우리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언제 어느 자리에서건 우리은행을 위한 일에는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나라 1등 은행의 꿈이 이루어지는 날, 벅찬 승리의 감격을 함께 나눌 것"이라고 애정을 전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3월말 박 행장이 취임하며 자산 건전화를 최우선 과제로 선정하고 리스크관리에 주력한 결과, 현재는 업계 최저수준의 연체율(0.56%)을 기록중이다.


뒤쳐졌던 카드부문은 1년여만에 시장점유율이 10%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으며, 그의 야심작인 '우리V카드'는 단일상품 중 최단기간 300만좌 돌파라는 기록을 앞두고 있다.

우리은행은 또한 퇴직연금시장 및 환전·송금부문 1위로 도약했으며, 아시아금융벨트 및 글로벌10200전략이 성공적으로 병행되며 국내외 영업망도 크게 확충됐다. 일본, 중국, 러시아 등에 이어 최근에는 캄보디아 진출도 확정됐다.

박 행장은 앞으로 1~2년에 은행의 명운이 달렸다며, 금융시장 불안과 은행재편 등의 위기를 영업활성화로 정면돌파해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전통적인 여신영업 뿐 아니라 IB(투자은행), 파생상품 등 새로운 수익사업에서 전방위 리스크 관리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해외시장 진출을 통한 사업다각화의 속도를 늦추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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