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vs증권사, 월급통장 이어 신용카드 대결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 2008.05.27 11:17

내년부터 증권사서 CMA 연동 신용카드 발급 가능

내년부터 증권사에서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연동한 신용카드 발급이 가능해 짐에 따라 결제계좌 유치를 놓고 은행권과 증권업계간 힘겨루기가 벌어질 전망이다. 지금껏 신용카드 결제계좌를 통해 자금을 '쉽고 저렴하게' 조달해 왔던 은행 입장에선 무시못할 '악재'를 만난 셈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 2월부터 증권사와 신용카드사 간 제휴를 통해 증권사도 신용카드를 발급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증권사는 체크카드 발급만 가능했다.

이럴 경우 앞으로 증권사가 발급하는 카드 한장에 CMA와 신용카드 기능이 동시에 들어가게 돼, CMA가입자는 CMA를 카드대금 결제계좌로 사용할 수 있다.

이같은 변화에 대해 금융권은 증권사와 신용카드사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는 기존 은행고객을 끌어올 수 있고, 신용카드사들은 증권사 영업점에서 카드 발급이 가능해 신규회원 확보가 더욱 용이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벌써부터 증권사와 신용카드사들은 제휴를 맺기 위해 물밑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증권사들도 전날 보고서를 통해 "CMA계좌에 신용카드 기능이 탑재됨에 따라 지급결제 기능이 부여된 증권계좌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최근 규제완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증권업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은행들은 '울상'이다. 그동안 은행권 수익의 중요한 역할을 해 왔던 급여 결제계좌뿐 아니라 신용카드 결제계좌까지 증권사에 빼앗기게 됐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권의 악화된 환경을 감안할 때 은행 입장에서 이번 조치는 더욱 뼈아프다.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은 계속 추락하고 있고, 예대금리차도 지난해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자금조달 측면에서도 저원가성 예금의 비중은 점차 줄고 있고, CD, RP, 은행채 발행 등 시장성 수신비중이 늘어나고 있어 원가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그동안 주춤했던 CMA, 주식형 수익증권 잔고가 최근 다시 증가하면서 은행들의 저원가성 예금이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도 은행들을 초초하게 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증권사에 신용카드 발급을 허용한 것은 은행 입장에서 분명 악재"라며 "증권사 CMA계좌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권에서 내놓은 스윙계좌 등으로도 최근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권에서도 뭔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증권사를 통해 신용카드 발급이 허용되면 은행들의 저원가성 요구불예금은 아무래도 줄게 될 것"이라며 "결제계좌 이탈로 인해 은행계 카드사들도 어느정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의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미 지난해 나타났던 '머니무브' 열풍을 타고 상당수 고객들이 이미 증권사 CMA계좌로 옮겨갔기 때문에 추가적인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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