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위대 왜 광화문에서 신촌으로?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 2008.05.26 10:55
↑25일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경찰 봉쇄를 뚫고 청와대로 달리고 있다 ⓒ임성균 기자

26일 새벽 경찰의 촛불집회 강제해산으로 시민들이 분노한 가운데 '프락치'가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시민으로 위장한 일부 경찰이 대열 속에 섞여 시위대를 도심과 먼 방향으로 이끌거나 심지어 폭력행위를 조장했다는 것이다.

특히 25일 밤 도심에서 가두시위를 벌이던 집회대오가 신촌을 향했고 자정을 넘겨 신촌오거리에서 진압과 연행이 시작되자 이 과정에서 '프락치'가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이 빗발치고 있다.

집회에 참여하고 새벽에 돌아와 인터넷에 글을 쓴다는 한 시민은 "시위대 선두에 몇 사람이 자꾸 신촌으로 가자고 하는데 가만 들어보니 무전기로 상부에 보고하던 경찰이었다"고 주장했다.

현장에 있었다는 어떤 네티즌은 "서대문 쪽에서 시청방향으로 길이 막혔을 때 신촌으로 오지 말고 서울역 쪽으로 갔어야 했다"며 "경찰 프락치들의 농간에 당한 것 같다"고 적었다.

일부 시민들은 "현장에서 프락치로 의심되는 어떤 사람에게 시민들이 신분을 추궁하니 자기는 SBS기자라고 하더라. 그런데 신분증은 제시 못하더라"고 전했다. "결국 도심에서 최대한 떨어뜨려놓고 진압하기 위해 신촌으로 몰아간 것 아니냐"라는 의견도 많았다.


26일 오전 현재 포털 다음 카페 '안티 이명박'을 비롯 인터넷 게시판 곳곳에는 "프락치에 속지 말고 무조건 광화문으로 모이자. 이곳을 지켜야 시민이 이기는 것이다"란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한편 서울경찰청 경비계 관계자는 "프락치라니 금시초문이다"며 "사복 입은 경찰을 말하는 것 같은데 이는 정보계 담당이며 진압경찰은 항시 근무복이나 기동복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계 한 관계자도 "프락치는 천인공노할 이야기다"며 "만약 그런 일이 있었으면 시위하시는 분들이 인터넷에 동영상을 안 띄웠겠느냐. 프락치는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앞서 24일에 이어 25일에도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위대 5000여명은 도로를 점거하고 가두행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26일 새벽 신촌 일대에서 30여명이 경찰에 추가연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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