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못찾은 명동 고전의 연속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08.05.25 16:48

[명동풍향계] 제도 금융권과 경쟁도 치열

요즘 명동 어음중개 사무실은 개점휴업 상태다. 소규모 업체의 경우 하루 거래량이 전무하다고 한다. 사무실을 지키는 2~3명의 직원들이 포커를 치면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경기불황으로 기업금융이 막힌 데다 소비자금융 마저 제도 금융권과의 치열한 경쟁으로 고전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달 7000억원 규모의 견질어음이 금융 시장에 등장했다. 견질어음은 부도 전후에 교환되기 때문에 기업파산이 임박했거나 이미 파산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대규모 견질어음의 부도 배경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명동의 뒤숭숭한 분위기를 방증한다는 지적이다.

명동은 기업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해 기업 경기 불황의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다. 명동 관계자는 "건설업 경기가 좋지 않은 데다 경기 불황까지 이어지면서 예전보다 물량이 많이 줄었다"면서 "몇몇 소규모 업체는 파리가 날릴 지경"이라고 전했다.

제도 금융권과의 경쟁도 치열해 지고 있다. 특히 소비자금융이 격전지다. 일부 대부업체는 유명 포털에서 대대적인 광고를 통해 고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그만큼 명동 시장이 열세에 놓였다는 얘기다.

저축은행의 부동산담보대출 공략도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저축은행들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비율 제한에 따라 부동산담보대출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주 저축은행 업계가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를 각각 10%, 20% 올려달라고 건의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명동에선 현재 LTV를 95%가량으로 잡고 있다. 저축은행의 규제가 풀릴 경우 경쟁이 치열해 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외국계 대부업체 A사의 한국 철수설도 개운치 않은 대목이다. 직접적인 철수 배경은 자산유동화증권(ABS)발행이 막혀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은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담보대출에 강점이 있었던 A사의 행보에 명동도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다.

명동시장의 한 관계자는 "경기 불황에다 제도 금융권과의 경쟁까지 겹치면서 금융 도매시장인 명동 시장이 총체적인 침체로 내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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