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수만 7300명 "우리는 에코프로"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08.05.26 09:39

네이버 카페 '친환경 담당자들의 모임' 정기모임 참관기

↑ 네이버 '친환경 담당자들의 모임' 정모 모습
"도금된 강판의 도금칠을 '별도 물질'로 봐야 한다고요? 우리는 그렇게 안 했었는데…. 그럼 도금칠을 긁어서 물질 분석을 따로 해야 한다는 말인가요?"

"일본 회사들이 납품업체에 그렇게 요구하는 편이에요. 도금액 같은 개개 물질까지 도급업체가 나서서 관리할 필요는 없더라도 하위 협력사의 공정에 유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그만큼 철저하게 관리하라는 거죠."

지난 17일 대구 산격동 엑스코(EXCO) 행사장. '턱두개'라는 닉네임을 쓰는 ㈜한국JST 금효섭 씨가 제품 성적표지를 얻기 위해 얼마나 자세히 정보를 기입해야 하는지 묻자, LG디스플레이 책임연구원인 '네모리노' 정재학 씨가 바로 답변을 내놨다.

발표자가 프리젠테이션 화면을 통해 설명하는 도중에도 좌중에서 손이 불쑥불쑥 올라온다. 질문을 나오면 옆 자리에서 바로 답변이 이어진다. 질문 하나가 긴 토론으로 이어진다.

이들은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한 카페인 'ROHS WEEE ELV 친환경담당자들의 모임(http://cafe.naver.com/rohsweee)' 회원들이다.

이 카페명은 유럽·중국 등 세계 각국의 대표적 환경규제인 'ROHS(전기·전자제품 유해물질 사용제한 지침), WEEE(폐전자·전기제품 처리지침), ELV(폐자동차 처리지침)에서 따왔다. 이 모임은 이 규정을 명확히 연구하고 해석, 해당 산업 관계자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 2006년 1월 문을 연 이 모임은 업계의 협회 관계자뿐 아니라 반도체 회사, 자동차·차부품회사, 시험분석기관 연구자에서 품질관리팀 직원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가입하고 있다. 국제규정 뿐 아니라 '자원절약 및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등 국내 규제나 기술 정보까지 나누는 이 모임의 회원 수는 무려 7300여 명에 달한다.


회원 전부가 직장인이어서 지역별로 퇴근 후 번개모임을 가진다. 각자 실무에서 부닥쳤던 고민들을 안고 하나 둘씩 모이는 시간은 보통 저녁 8시. 밤 10~11시를 훌쩍 넘겨서야 마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회원인 정재학 씨는 "우리 카페를 표현하는 키워드는 '고수와 하수' '교학상장(敎學相長·서로 가르치고 배우며 커간다는 뜻)' '지식동아리'"라고 말했다.

그는 "환경경영이라는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자기 분야 전문성을 기르는 데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에 모이는 것이지, 일이라고 생각했으면 도저히 불가능한 모임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별 모임 외에도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강사를 모셔서 서울·대구·부산·광주 등 광역도시에서 순회교육도 가진다. 짧게는 수 년, 길게는 10년 이상 환경관련 실무에서 일했던 이들이라 회원 중 몇 명이 강사로 나서기도 한다.

지난 해에는 이 카페 회원들이 모여 '환경 규제 대응 길라잡이'라는 두꺼운 책자도 펴냈다. 제작비 일부를 당시 산업자원부에서 지원받았을 뿐, 토론 모임이나 자료 수집 등 제작 과정에 드는 비용은 전부 사비를 털어서 충당했다.모임은 그간 환경규제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을 반영해 올 하반기 중으로 개정판 길라잡이를 펴낼 계획을 갖고 있다.

↑ 네이버 '친환경 담당자들의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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