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한국전력을 샀습니다"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 2008.05.24 19:31

[펀드매니저 투자전략] 백 운 한가람투자자문 주식운용본부장

"2년만에 한국전력을 샀습니다."

백 운 한가람투자자문 주식운용본부장(상무, 사진)는 23일 "코스피지수가 1850을 넘어서자 주력이던 IT종목을 일부 차익실현했다"며 "IT를 대체할 주도주가 없어 고유가 관련주로 한국전력을 2년만에 사들였다"고 이같이 밝혔다.

백 상무는 "예상보다 빠른 국제유가 상승으로 하반기 국내기업 실적의 하향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그동안 전력요금을 올리지 못해 실적부진으로 시장에서 소외됐던 한국전력을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전력 CEO가 새롭게 선임되면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하반기 전력요금 인상과 대체 에너지 투자 등의 호재와 맞물리면서 시장의 관심을 끌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물론 백 상무는 IT업종의 차익실현이 주도주 교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서너차례 강조했다. 그는 "IT업종은 여전히 펀드내에서 시장비중보다 10%포인트 이상 많이 편입된 상태"라며 "다만 최근 주가급등으로 저평가 매력이 줄어들어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다수 기관들이 시장보다 많이 보유하고 있어 추가 매수하기에도 부담스러워 한국전력 등 새로운 대안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들려줬다. 백 상무는 삼성증권에서 은행 보험 업종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날리다가 2004년3월 펀드매니저로 변신했다

◆ 고유가로 실적하향 조정 불가피 = 백 상무는 최근 130달러를 넘어선 고유가에 대해 깊은 우려감을 나타냈다. 자칫 고유가로 소비둔화가 가시화될 경우 미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2년간 미국주가는미국경제 부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상승했다. 미국기업들이 유럽 아시아 등에서 이익을 올린데 힘입어 다우지수가 올랐다. 하지만 고유가로 이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이미 유럽경제가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 등 신흥시장도 고유가 영향을 받게 되면 미국기업들의 실적둔화와 다우지수 하락은 불가피하다. 국내기업도 이같은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같은 전망아래 백 상무는 "올해와 내년도 국내기업 순이익 증가율이 시장컨센서스인 25%와 15%에서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실제 하향조정될 경우 국내증시의 2000 돌파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최근 몇몇 국내증권사가 경쟁적으로 내놓는 '하반기 2100 돌파' 주장에 대해서도 고유가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한 분석이라고 지적했다.

백 상무는 130달러대의 국제유가가 재차 하락하는 것도 국내외 증시엔 별다른 호재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소 이색(!)적인 분석을 내놨다. 국제유가 하락은 미국과 유럽 신흥시장의 수요감소 즉 경기둔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국내기업실적 둔화->주가하락 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 외국인 1850 이상에서 매도 공세 강화 = 외국인들의 매매형태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시장 일각의 순매수 전환주장을 경계한다고 주장했다. 고유가와 글로벌 경기둔화로 2008년 국내기업 순이익 증가율이 시장전망에 못미칠 것으로 추정하는 외국인들이 1850 이상에서 매도공세를 강화할 것이란 입장이다.

특히 "외국인들은 철저히 기업실적이나 거시경제 등 펀더멘털 분석에 근거하고 있다"며 "외국인 지분율이 30%수준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한국주식 비중을 늘릴 것이란 주장은 너무 단순한 사고"라고 평가절하했다.

이같은 분석을 토대로 백 상무는 하반기 국내증시에 대해 보수적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1/4분기 자동차 IT 등 수출주들이 기대이상의 실적을 올렸지만 2분기이후 환율효과는 점차 희석화되고 고유가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국내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하반기 국내증시는 상단은 2000에서 막히지만 하단은 열려있는 형국"이라고 전망했다. 즉 추가 상승여력은 제한돼 있지만 추가하락 지지선은 컨센서스(1700)보다 밑으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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