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 유가 피크라면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05.23 08:17

인플레 우려 희석되면 주가 상승재개 확실

미증시가 사흘만에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 이틀간 3.3% 급락했던 다우지수의 상승률이 0.19%라는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하락보다는 좋은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

미증시 지수 중에서 1% 넘게 오른 것이 없지만 외환과 채권, 그리고 상품시장에서는 괄목할만한 반전이 이뤄졌다.

우선 미달러가 강세로 돌아섰다. 유로화 낙폭이 미흡해 달러인덱스가 72선을 회복한 정도였지만 엔화 약세는 두드러졌다.
엔/달러 환율은 102.70까지 떨어졌다가 104엔선을 회복했다. 엔/유로 환율과 엔/스위스프랑 환율 등 엔크로스 환율도 일제히 상승하며 엔화 약세가 재개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됐다.

최근 닛케이지수가 엔화 동향에 영향을 받고 코스피지수가 닛케이를 추종하는 패턴을 감안한다면 전날 저점대비 2% 이상 오르면서 상승세로 마감한 닛케이 및 토픽스 지수가 이미 방향성을 예고한 것일 수 있다.

미국채 수익률도 이틀 연속 상승했다. 2년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2.5%선 위로 안착했다. 10년물의 경우 아직 4%선을 돌파하지는 못했지만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약해지는 것은 위험자산인 주식에 좋은 징조다.

코스피지수를 나흘 연속 떨어뜨리며 장중 200일 이평선마저 무너뜨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국제유가(WTI)도 5일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공매도 포지션 커버와 투기매수세로 135.09달러까지 치솟다가 미국 에너지부가 최근 일별 원유 소비량이 약 2000만 배럴로 전년대비 1.3% 감소한 소비량이라고 발표하자 1.77% 하락 마감했다. 이날 낙폭은 5월들어 최대다.

현재 세계 원유 수급동향에서 중요한 것은 공급량 증가가 아니라 수요 증가다. 그러나 고유가로 인해 선진국 원유 소비는 이미 2006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관건은 친디아 등 신흥시장인데 이들 국가의 최근 경제성장률(GDP)이 둔화되고 고정자산 투자도 주춤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지금과 같은 속도로 원유 소비 급증세가 지속되기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 된다.


최근 유가 하락을 주장하는 전망이 거의 자취를 감춘 것에 비추어 시장 투기심리가 극에 달했을 가능성도 있다. 모두가 한쪽 방향을 주장할 때 반드시 버블이 터졌던 금융시장 경험을 떠올린다면 어느덧 유가도 비철금속 시장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중국의 무한한 대기 수요를 언급하면서 일취월장 오르기도 했던 비철금속 중 일부는 최근 끝모를 하락세를 일관하고 있다.
런던금속시장(LME)에서 니켈 가격은 메트릭톤(MT)당 2000달러까지 6.85%나 장중 급락하며 2006년 8월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아연은 나흘간 10% 이상 급락하며 2006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납은 전날 6.38%나 떨어지는 등 최근 나흘간 14% 이상 추락하며 1년전 레벨로 돌아갔다.
밀도 4.24% 급락하며 연최저치를 경신했다.

상품 중에는 버블이 터진 뒤 하락추세로 돌입한 종목이 상당하다. 소프트 커머디티(Soft Commodity), 하드 커머디티(Hard Commodity)에 대한 가격 앙등 우려가 더 이상 회자되지 않는 상황에서 유가만 급등세를 고수한다는 것은 현실성이 낮은 얘기가 된다.

현재 기업 어닝에 대한 전망은 양호하다. 미국 S&P500 기업의 어닝은 금융부분을 제외하면 50% 이상의 기업이 두자리 숫자의 이익을 내고 있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환옵션 손실분을 제외할 경우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를 받는 쪽이 더 크다.

경기 둔화 우려가 아직 개인소비지출이나 기업 어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인플레 우려만 제어된다면 주가 상승세는 재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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