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포기는 없다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05.22 16:40

외인과 개인 첨예한 대립… 애널리스트 견해도 극과극

코스피지수가 나흘 연속 하락하며 장중 1810선까지 낙폭을 확대했다.
비록 후장부터 낙폭을 만회하면서 경기선인 200일선(1825)을 회복했지만 주초 기록한 고점(1901)에서 연일 멀어짐에 따라 불안감이 잉태하고 있다.

고삐 풀린 국제유가(WTI)가 급등세를 이어간다면 증시가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 한도를 넘어선 인플레는 주식에 독약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원유가 소요되지 않는 곳은 드물다. 일부 주유소에 국한된 현상이지만 휘발유와 경유가 리터당 2000원을 넘었다는 사실은 가장 피부적으로 와닿는 얘기가 된다.
생산자물가(PPI)가 소비자물가(CPI)로 전이되기 시작한다면 기업 어닝과 개인 소비 지출이 상호 악순환적인 연관성을 맺으면서 경기를 침체국면에 빠뜨릴 공산이 있다.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명시된 것처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더 이상 물가 부담을 방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갖기 시작했다.
그동안은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를 헤쳐나가고자 물가 불안을 어느 정도 감내했지만 물가가 경제를 나락으로 빠뜨리는 수준에 이른다면 자산시장의 희생을 불가피하게 선택할 수도 있다.

FRB가 1.3∼2.0%였던 성장률(GDP) 전망치를 0.3∼1.2%로 하향조정한 것과 결부시키면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귀결된다. 이는 주식은 물론 채권까지 페이퍼 자산 가치가 크게 훼손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여기서 다시 주저 앉기에는 미련이 많다. 유가만 아니었다면 이번주 들어 이렇게 주가를 빠뜨릴만한 새로운 변수가 생긴 것도 아니다. 배럴당 120달러와 130달러에 어떤 극명한 차이가 있는 지 검증된 것은 없다.

디플레 수출국에서 인플레 수출국으로 변모한 중국이 각종 원자재의 최종 수요처로서 입지를 강화해 나간다면 인플레 부담이 경감되기 어렵다. 하지만 올림픽이 끝나고 나면 무분별한 투자가 일단락될 지 모른다.

원유를 제외한 나머지 상품 가격의 급등세가 멈췄고 일부는 급락세를 보이는 점이 유가에 가려 간과되고 있는 느낌도 있다.

시장 견해는 주가가 베어마켓 랠리의 한계를 넘었다는 쪽과 추세상승을 위한 일시 조정으로 갈린다.
다시 2000선을 가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물론 1900선조차도 이미 과도하다는 주장까지 있다.

반면 주가가 연초와 같은 하락추세를 재개할 것으로 보는 것도 용이한 일은 아니다. 베어마켓 랠리가 끝났다면 연저점(1537)을 깨고 내려가는 쪽을 자신해야 하는 데 당국의 힘과 시장 유동성이 만만치 않다.

미국이 증시를 살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조치를 취한 결과 글로벌 유동성이 여전히 넘친다. 적당한 이유와 합리적인 논리가 통용되는 곳에서는 수익률 높이기 전쟁이 한창이다.

연기금까지 원유 선물시장에서 투기거래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은 게임의 진수를 대변한다.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만큼 세계 경기가 나쁘지 않다는 판단에 기초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곳은 어디로나 유동성이 집중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나흘 연속 외국인과 개인은 현·선물 동시 순매도와 순매수로 맞섰다. 외국인은 미증시 방향과 동행하는 셈이며 개인은 단기 낙폭 확대를 저가매수 기회로 노리는 전술을 쓰면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085에서 올 3월 1537까지 26%나 추락할 때도 포기하지 않은 이들이다. 1900선에 도달하면서 며칠 환매가 이뤄졌지만 아직은 대세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고 있다.
향후 몇년간 주식을 완전히 버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몰라도 아직은 포기할 시점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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