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스러웠던 17대 국회, 마지막까지 '시끌'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08.05.22 16:57
 "산회를 선포합니다."

 오는 23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임채정 국회의장이 이렇게 말하며 의사봉을 두드리는 순간 17대 국회는 4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열린우리당의 탄생과 소멸, 사학법·국가보안법 대치 등 굵직한 이슈를 남겼고 때로 지팡이와 전화기가 날아다니는 여야의 물리적 충돌도 수차례 빚어졌던 17대 국회가 오는 23일 마감한다.

 지난 4년간 소란스러웠던 17대 국회는 마지막까지 순탄하게 마무리되긴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마지막 날까지 여야가 극한 대립했다는 기록을 남길 전망이다. 여전히 풀지 못한 두 가지 숙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한미FTA 비준동의안 통과를 촉구하며 본회의장 점거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농성은 22일 본회의 직후 시작됐다.

 집권 여당이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한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한나라당은 점거 농성을 통해 한미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거부하는 통합민주당을 압박하고 국회의장의 비준동의안 직권상정도 강하게 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한나라당이 점거 농성까지 나섰지만 반대편의 민주당은 꿈쩍도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도 불구하고 대여 공세 수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의 요구는 쇠고기 전면 재협상에 나서라는 것.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쥐고 있는 또 하나의 카드는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이다. 23일 본회의에선 해임안 통과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해임안은 이날이 처리 시한이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은 18대 총선에 낙선한 17대 의원들까지 투표 참여를 독려해 해임건의안을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투표에 참여하되 반대표를 던져 해임안을 부결시키겠다는 각오다.

 장관 해임안이 가결될 경우 정부로선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 대통령이 담화에서 인적쇄신론을 사실상 일축해 버린 상황이라 장관 해임안 통과는 이명박 정부에 또 하나의 치명적인 상처가 될 전망이다. 여야 대립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17대 국회가 마지막날 유종의 미를 거두기는커녕 18대 국회에 숙제를 한아름 떠안기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여야가 합의할 경우 17대 국회가 연장될 수도 있지만 민주당은 "실효가 없을 것"이라며 회기 연장에 부정적이어서 17대 국회는 23일 소란 속에 막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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