藥 가격 거품 너무 심하다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 2008.05.22 12:00

복제약 가격 하향만 해도 2조 줄일 수 있어

-약가 거품 빼면 건보 재정 2조원 이상 절감
-복제약가 80% 이상으로 선진국 비해 너무 높아
-실거래가 상환제 폐지 필요

과도한 약품가격의 거품만 빼도 연간 2조원 이상의 건강보험 지출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윤희숙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22일 '보험약가 제도 개선을 통한 지출효율화'라는 연구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보험약가 제도는 복제약의 가격 수준이 너무 높게 책정돼 있어 제도 개선을 통해 조정하면 보험재정 압박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의 경우 오리지널약 대비 복제약 가격이 평균 20% 미만인 등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40% 아래지만 우리나라는 8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보장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2개 이상 품목이 보험에 등재된 성분 1527개의 오리지널약 대비 복제약 가격 가중평균 비율은 82.05%에 달했다. 또 50개 이상의 품목이 등재된 성분에서도 72.54%의 높은 비율이 유지됐다.

윤 부연구위원은 "이는 복제약의 수가 늘어나는 것이 약가인하 경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개별 의료기관에 실제 거래가 이뤄진 가격으로 비용을 상환하는 '개별 실거래가 상환제'도 제약사간 가격경쟁을 봉쇄하는 요소로 지목됐다.

요양기관에서 제출받은 보험의약품 거래내역을 토대로 상한가가 조정돼 제약사와 요양기관 모두 가격을 낮출 동기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품목별 실거래가격이 평균적으로 상한가의 99%를 초과했다.

윤 연구위원은 "제도가 가격경쟁을 봉쇄하기 때문에 리베이트 등 가격 이외의 다른 혜택을 의료기관과 약국에 제공하는 폐단을 낳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실시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서는 제약사의 리베이트 규모가 전체 매출액의 20%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상장사와 코스닥사 기준 90년~2006년 동안 영업이익률은 제약사 14.9%, 비제약사 3.2%로, 제약사가 비제약사에 비해 5배나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

이런 점 때문에 지난해 건강보험 약제비는 총 진료비(32조2600억원) 중 29.6%(9조5000억원)나 차지했다. 평균 17%에 불과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비교하면 크게 높은 수치다.

윤 부연구위원은 "동일성분 복제약들의 가격을 하향평준화하는 단기적 처방으로도 약 2조원의 보험지출이 절감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보험재정 효율화와 제약산업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서 약가거품을 걷어내고 가격경쟁원리가 작동하도록 보험약가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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