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의 '대국민 러브콜' 통할까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08.05.21 18:04

이르면 22일 대국민담화… 6월초 국민과의 대화·18대 국회 개원연설

- '쇠고기 파동 사과' 야당·국민 달래기
- 한미FTA 필요성 국민에 직접 설득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사회 각계각층과 소통 부족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성한데 이어 국민과의 '핫라인' 소통에 나서기로 했다.

21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등 꼬일대로 꼬인 국정을 돌파하기 위해 대국민 담화 발표, 공중파 방송을 통한 '국민과의 대화', 18대 국회 개원 연설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정부와 국민간 소통 부족 등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아울러 취임 100일을 맞아 국민과의 대화에 직접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민과의 대화'는 오는 6월4일 이후 이뤄질 예정"이라며 "지난 2월25일 취임한 이 대통령은 오는 6월3일 취임 100일을 맞지만 6·4 재보선 등 정치권 일정을 고려해 4일 이후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대국민담화는 17대 국회 회기가 끝나는 23일 내에 이뤄질 전망이다.

이같이 이 대통령이 국민을 향해 직접 말하겠다고 나선 배경에는 지난 20일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와의 회동에서도 고백했듯 최근의 난국이 "국민과의 소통 부족"에서 기인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지난해 대선 당시 50%에 달했던 지지율이 취임 3개월만에 반토막 난 것은 영어 몰입교육 논란, '강부자' 인사파동, 학교 자율화 방안,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문 등으로 국민 불만이 쌓일대로 쌓여 폭발하기까지 정부의 미흡한 대국민 설명으로 국민의 오해가 쌓였기 때문이라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문이 더 이상 한미FTA 비준 동의안의 발목을 잡고 있도록 놔두서는 안 된다는 현실적 계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문에는 한미FTA의 당위성과 17대 국회 임기 내 비준안을 처리해 달라는 촉구 내용도 담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유감과 사과의 뜻을 표명하면서 정치권과 국민 달래기에 나서는 한편, 국민을 상대로 직접 한미FTA의 불씨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능성이 낮긴 하지만 막판 여론이 돌아선다면 오는 23일 17대 마지막 임시국회에서 한미FTA 비준동의안이 극적으로 처리될 수도 있다는 셈법이다.

18대 국회 개원 연설도 같은 맥락에서 추진되고 있다. 한나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18대 국회 개원을 새 정부의 실질적인 출발점으로 보고 그간 얽혀 있던 국정을 풀고 국민과 소통하는 계기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이 대통령은 국회 개원 연설에서 '경제 살리기' 등 새 정부의 주요 정책을 설명하는 동시에 17대 국회에서 한미FTA 비준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18대 국회에서 최대한 빨리 처리해 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엔 미국산 쇠고기를 문제 삼으며 "FTA의 F자도 꺼내지 말라"는 야당에 통큰 협력을 요청하는 측면도 있지만 직접적으로 국민 여론을 설득하는 측면도 강하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18대 국회 개원이 맞물려 있는 취임 100일을 계기로 공중파 방송을 통해 국민과 직접 대화에 나서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털어 놓으며 국민들에게 진정을 호소하고 진정한 새 정부 출범을 선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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