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설립서 증시 우회상장까지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 2008.05.21 17:32
셀트리온은 지난 2002년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을 비롯해 대우차 기획실에 있던 후배들이 주축이돼 설립됐다. 이들은 2000년 넥솔이라는 회사를 차린 다음 새로운 사업을 구상했고, BT(생명공학기술)과 관련한 사업에 집중키로 했다.

2000년부터 2년간 바이오 선진국을 돌아다니며 조언을 구하던 중 세계적인 생명공학 기업인 제넨텍에서 동물세포 배양기술을 이전받기로 했다. 제넨텍에 기술자문을 해주던 교수를 끈질기게 쫓아다닌 결과였다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공장건설을 시작했고, 공장건설에는 미국의 설계업체 플루어(Flour)와 스위스의 바이오엔지니어링 AG, 대우건설이 힘을 합쳤다.

셀트리온의 생산시설이 완공 단계에 접어들 무렵인 2004년, 다국적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의 신약 생산 제안에 따라 1년여의 검증과정을 거쳤다. 이듬해인 2005년 6월22일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아바타셉트(Abatacept)에 대해 5만리터의 원료의약품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다국적 생명공학 회사인 론자((Lonza)의 주가가 4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다음날인 23일에도 주가는 8%이상 하락했다. 론자의 주 고객이던 BMS가 셀트리온과 10년간 2조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셀트리온이 론자의 주가에 충격을 준 것이다.

그리고 불과 1년뒤인 2006년 7월 또다시 6만리터 공장 건설에 들어갔고, 2009년 완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셀트리온은 8만8000 리터 규모의 단백질 신약 생산 설비 시설을 짓고 있다. 2011년 이 공장까지 완공되면 셀트리온은 19만8000리터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세계 최대 단백질의약품 위탁생산기업으로 올라서게 된다.


지난해 12월에는 셀트리온이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 아시아에서도 처음으로 바이오 의약품(단백질 신약)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했다. 이는 국내 기업이 다국적 제약사의 단백질 의약품을 대량 생산(상업적 생산)하게 됐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국내 기술과 품질 시스템이 세계시장에 나가 겨룰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셀트리온은 당초 나스닥 등 해외 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다 지난해 말 국내 증시 상장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를 위해 동양종합금융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유동성 확보를 위해 액면분할을 실시하는 등 상장을 준비해왔다.

셀트리온은 지난 2월28일 증권선물거래소에 유가증권(코스피)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접수했다. 하지만, 셀트리온은 3년연속 매출액 실현조건을 갖추지 못해 예비심사청구서 심사에서 고배를 마셨다. 외형요건중 매출액이 최근 3사업년도 평균 200억원 이상이 돼야 한다는 요건이 문제가 됐다.

셀트리온은 지난 2월 청구 당시 회사의 2007년 매출액이 635억원으로 3년 평균 200억원 이상이 되기 때문에 요건을 충족한다고 해석했으나 선물거래소는 3년치의 매출액이 존재해야한다는 해석을 내놨다. 2005년, 2006년 매출액이 없기 때문에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셀트리온은 다시 상장을 추진할 경우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 빠른 상장을 위해 우회상장의 길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빠른 상장에는 자금조달보다는 주주들과의 약속, 그리고 향후 전략적 성장모델에서 증시상장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라고 셀트리온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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