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 선물의 새로운 만남

이호상 한화증권 애널리스트 | 2008.06.04 12:08

[머니위크]주식선물시장 읽기

주식선물은 재미있는 상품이다. 일반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쉽고 매매하기 쉽게 만들어졌으면서도 기존에 주식만으로 할 수 없었던 차익거래 등 다양한 매매를 가능하게 한다.

간단히 생각하면 기존에 우리가 늘 매매하거나 혹은 지켜보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과 똑같은 삼성전자 주식선물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 그런데 만일 2개의 화면에 있는 삼성전자가 서로 가격도 다르고 오르거나 내리는 방향도 제각각 이라면 과연 삼성전자 선물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삼성전자 현물과 선물의 가격을 비슷하게 유지시켜주는 힘에 관해서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일반 투자자들에게 주식선물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주식과 선물의 가격이 똑같이 70만원이라면 기존에 삼성전자 주식을 100주 가지고 있던 투자자는 무조건 선물로 바꾸면 유리하다. 현물을 판 돈 7000만원으로 선물을 10계약 사면 증거금 1260만원(18%)만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주식 100주와 삼성전자 선물 10계약은 같은 효과를 가진다. 나머지 5740만원은 출금하여 단기금리상품으로 운용하면 추가적인 금리수익(CMA의 경우 5%대)을 얻을 수 있다.

물론 나머지 자금으로 해당 종목의 포지션을 추가로 매수하거나 다른 종목을 매매해도 된다. 이것이 기존에 주식으로는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선물 증거금 제도의 강점이기도 하다. 물론 이 자금은 매매에 전혀 쓰지 않아도 상관없다. 위 예에서 든 것처럼 증거금 이외의 남는 자금으로 안전하게 금리 수익을 얻는 것도 매우 훌륭한 선택이다.

그렇다면 선물 가격은 현물보다 얼마나 높아야 정상일까? 당연히 증거금 이외의 자금을 금리로 운용할 수 있는 금액만큼 쉽게 말해 금리만큼 높아야 정상이다. 물론 선물을 가지고 있으면 현물을 가지고 있을 때와는 달리 배당을 받을 수는 없으므로 전년도 배당금만큼은 빼주어야 정상이다. 그래서 현물과 선물이론가격과의 차이는 만기까지 남은 기간 동안의 이자수익과 대략 같다. 물론 만기가 되면 그 값은 제로가 될 것이다.

여기에 중요한 사항이 하나 있는데 바로 만기이다. 선물만기일은 지수선물 만기와 같이 3, 6, 9, 12월의 두번째 목요일이다. 만기가 되면 최종 결제가격은 선물이 아닌 현물 가격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만기는 현물과 선물의 가격 괴리를 축소시켜주는 작용을 한다. 만일 두 상품간의 가격 괴리가 생기게 되면 차익거래가 가능해진다. 두 상품의 방향을 대략 일치시켜주는 작용을 하게 되는 힘이 바로 차익거래인 것이다.


따라서 선물이 현물보다 비싸다고 무조건 매수차익거래(현물매수하고 선물매도하는 거래)를 하면 곤란하다. 더 정확히는 선물이 선물이론가격(현물에 이자비용을 더한 가격)보다 높아야 매수차익거래가 유리하다. 이럴 경우 만기까지 가면 무조건 금리 이상의 수익이 생긴다. 그래서 다양한 기관투자자들도 이런 기회를 노려 스위칭 거래를 한다.

반면 선물이 현물보다 가격이 높지만 선물이론가격보다 낮다면 매수차익거래보다 오히려 매도차익거래(현물매도하고 선물매수하는 거래)가 유리하다. 따라서 선물가격은 현물 가격보다 비싸야 정상이다.

이제 일반 투자자들도 주식선물을 이용, 이런 차익거래가 가능해졌다. 지금까지 차익거래는 기관투자자들만의 시장이었다. 왜냐하면 지수선물의 경우는 기초자산인 KOSPI200 지수를 매매할 때 바스켓으로 대략 150개 종목을 동시에 매매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현물을 매수할 때를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 매도할 때를 프로그램 매도차익거래라고 부른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무위험 차익거래의 기회가 쉽게 자주 생길까? 정답은 YES다. 2007년 한해 동안 프로그램 매매규모는 일평균 2000억원 정도로 2006년 일평균 1100억원 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2007년 한해 동안 차익거래펀드 및 인덱스펀드의 전체 규모도 2배 이상이나 증가하였다.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다양한 전략들이 개발되고 있고 실제 펀드로 구성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식선물을 활용할 경우 다양한 매매 전략이 가능하므로 차익거래 및 시장중립형 거래의 전성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주식선물의 개념은 주가가 올라갈 것이냐 아니면 내려갈 것이냐에 배팅하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올라갈 종목을 찾으려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삼성전자 한 종목이라도 위든 아래든 주가의 방향만 잘 맞추면 충분히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싼 종목을 잘 사도 돈을 벌지만 비싼 종목을 잘 팔아도 돈을 벌 수 있다. 거기에다 이런 차익거래의 기회마저 생기고 있다.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고 새로운 수익의 기회가 생기고 있다.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3. 3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4. 4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5. 5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