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금, 미얀마보다 중국에 쏠리는 이유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 2008.05.21 09:48
- 3일 미얀마 사이클론, 12일엔 중국 대지진
- 구호금 미얀마보다 중국에 집중
- 미얀마 정부 불신-언론·기업의 중국 관심 때문

2008년 5월, 아시아 두 나라에 재앙이 닥쳤다. 지난 12일 중국 쓰촨성 대지진의 공식 사망자는 현재 4만여명에 이른다. 앞서 3일에는 열대성 태풍(사이클론)이 미얀마 중남부를 강타, 현재 정부발표 7만8000명에 최대 14만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두 나라 모두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지만 각각에 대한 지원 규모는 큰 차이가 난다. 인명피해 규모면에서 미얀마가 중국을 압도하지만 중국 지진이 미얀마 사이클론보다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CNN머니는 국제 구호금이 미얀마보다는 중국에 쏠리고 있는 것에 대해 "미얀마 군사정부에 대한 불신, 언론들의 취재 비중, 중국과 거래하는 기업들의 관심도 차이 때문"이라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미얀마 정부에 대한 '불신'= 두 나라의 구호금 차이는 우선 미얀마 정부의 태도 때문이다. 미얀마 군사정부는 외국의 도움을 제한해왔다.

최근 태풍 피해에 따른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미얀마 정부는 최근 빗장을 풀기 시작했다. 하지만 국제구호단체들은 기부금이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아메리케어(Americare)의 대변인 페기 아서웨이는 "사람들은 아직도 미얀마 구호를 지원하고 있지만 조금씩 철수하고 있다"며 "그들이 지원한 자금이 구호활동에 제대로 쓰일 지에 대해 회의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언론의 취재열기= 지진 발생 이후 언론의 관심은 미얀마에서 중국으로 옮겨갔다. 이에 따라 사람들의 기부금도 움직였다.


주디 에미트 미국유대인연합분배위원회(AJJDC) 대표는 "방송시간과 기부금 액수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5년 인도네시아를 덮친 쓰나미 때는 현장화면과 비디오가 빠르게 확산됐기 때문에 '전례에 없던' 구호금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중국 지진 성금을 모집하고 있는 국제구호기구(IRC)는 미얀마 구호금인 150만 달러보다 더 많은 돈을 모집했다. 미얀마에 대한 구호금은 중국 대지진 이후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CNN머니는 "미얀마가 언론 접촉을 제한하고 있는 것도 큰 이유"라고 전했다.

◇ 기업들의 관심은 '중국'=기업들의 관심도 구호금이 어디로 갈지 결정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구호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의 앤-마리 그레이 대표는 "기업들이 중국에 더 많은 돈을 주고 있다"며 "기업들은 미얀마보다는 중국과 더 많은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경제적인 협력관계 때문에 중국에 더 많은 돈을 보내고 있다. 이에 비해 미얀마는 경제적으로 고립돼 있는 편이다.

랜디 스트래시 월드비전 관계자는 "미국 기업에는 중국인 직원들이 많다"며 "이들 기업은 직원들에게 회사가 신경쓰고 있다는 걸 보여주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4. 4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5. 5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