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회화에 대한 인식과 기법의 재해석

박정수 연일아트 대표 | 2008.06.04 17:30

[머니위크]미술품 투자와 감상법 / 동양화와 한국화

우리는 화투를 동양화라 부르기도 한다. 매화, 난초(사실은 창포), 국화, 모란 등이 전통적 그림에 자주 사용되는 소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동양화라 하면 화선지에 먹을 활용한 미술품으로 이해되고 있다. 꽃을 그리고 풍경을 그리는 익숙한 이미지의 것들이다.

그러나 동양화라는 용어에 대한 한계성이 있기 때문에 현대회화로의 확장이 부족한 실정이다. 현대미술로의 진입을 위해서는 100년이 채 넘지 않은 이 용어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다.

서양의 화법과 재료가 우리나라에 유입된 것은 1900년대 초엽이다. 이때를 즈음하여 전통회화에 대한 현대적 정립을 위한 움직임의 일환으로 서화협회(書畵協會)가 창설된다. 협회는 후진 양성과 현실의 상황을 고려하여 서화(書畵)라 불리던 미술품을 조선화(朝鮮畵)라 칭한다.

그러나 1922년 조선 총독부에서 주관하는 제1회 조선미술전람회(朝鮮美術展覽會)의 공모에서 조선화 부문에 대한 명칭을 ‘동양화부’로 부르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조선의 주체성을 용인하지 않기 위하여 서양화에 대별되는 단순 용어로 만들어 진 셈이다.

이러한 용어는 우리의 주체성을 찾기 시작하는 1970년대 김영기(金永基 1911~200) 선생이 1971년 ‘나의 한국화론과 그 비판 해설’이라는 글에서 ‘동양화’ 대신 ‘한국화’라는 용어를 사용하여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 했고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되어 1982년 대한민국미술대전과 같은 공모전에서 공식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한편으로 ‘한국화’는 한국인이 그린 그림으로서 재료와 무관하게 전래적 정신성과 표현방식의 계승이 있으면 되는 것이기에 수묵(水墨)과 화선지를 활용하는 분야만으로 국한시켜서는 곤란하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이런 연유로 전통의 방식을 따르는 재료와 표현기법, 우리나라의 본래적 정신성을 탐구하면서 전통적 방식에 따르는 재료와 표현기법을 ‘전통회화’라 불러봄직도 하다.

최근의 세계 미술시장은 모든 것이 일원화 되어가고 있다. 공동의 미술시장의 입장에서 자국의 미술품에 대한 고유명사(한국화, 일본화, 중국화 등)로 부르는 것이 무의미해 졌다. 예술은 시대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야 하기에 ‘동양화’라는 용어에 의해 창작의 범위가 제한 받는다면 몹시 곤란한 일일 것이다.


우리나라 미술시장 역시 ‘전통회화’의 것으로 이해되기도 하는 ‘동양화’라는 용어에 의해 현대미술로의 진행 발걸음이 무척 더디다. 화선지에 아크릴로 그리면 서양화가 되고 먹으로 그리면 동양화가 되어버리는 상황을 타계하여야만 보다 나은 미술 영역의 확장이 형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동양화’라는 자리에 ‘전통회화’라는 용어를 두고 ‘한국화’라는 용어에는 동양화 서양화 할 것 없이 한국인이 그리고 한국인의 감성이 들어간 모든 회화작품을 두는 것이 좋을 듯하다. 모든 것을 차치하고 ‘전통회화’와 ‘현대회화’로만 구분하는 것은 어떨까. 재료와 의미에 국한 받지 않는 현대회화로의 진입이 신속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정향심의 ‘꿈-시간의 영속성’은 전통 기법을 활용하면서 현대적 재해석을 가미한 작품이다. 종래에 보아 왔던 보통의 동양화와는 다른 형식의 접근방식을 취한다. 작품은 삶의 영속성과 관능성이 강조된 여성의 형상과 원색의 색채로 마감되어 현대인의 풍부한 감흥이 제공된다.

정향심, 꿈-시간의 연속성, 한지위에 채색, 53x45cm,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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