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큰 손 '태국·독일' 급부상

더벨 황은재 기자 | 2008.05.22 06:00

4월말 현재, 태국 3조8000억 순매수..펀드 만들어 재정거래

태국이 국내 채권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올해 외국인이 순매수한 국내 채권 가운데 약 25%가 태국 투자자의 손에 있다.

지난해 순매수 비중 1위였던 프랑스는 비중이 줄었다. 대신 독일이 유럽에서 가장 많은 채권을 샀다.

21일 한국은행·금융감독원 등 관련기관에 따르면, 4월말 현재 국가별 채권투자 비중(순매수 기준)은 독일이 4조5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태국으로 약 3조8000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채권 순매수 규모는 16조4000억원.

안병찬 한은 국제국장은 "올해 외국인 채권투자는 태국의 비중이 빠른 속도로 늘었다"고 밝혔다.

태국은 스탠다드차터드 태국지점 등을 통해 뮤추얼 펀드를 만들어 국내 채권에 투자했다. 이들은 서브프라임 모지기 부실 사태가 확산되면서 통화스왑 금리 하락, 채권금리 상승으로 발생한 재정거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태국 투자자들은 주로 국채와 통안채를 산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외에서 한국 채권 투자 관련 펀드가 붐을 이루고 있다"며 "외국인 채권투자가 올해 들어 큰 폭으로 증가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태국에서는 스왑 거래를 기초로 한국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를 만들었고 수익률이 높다는 소문이 나면서 4월에만 2조7000억원을 순매수했다"고 덧붙였다.

재정거래 요인뿐만 아니라 국내채권금리가 태국보다 높은 점도 투자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태국의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4.80%대로 우리나라보다 0.60~0.70%포인트 가량 낮다.


지난해 1위였던 프랑스는 독일에 자리를 내줬다. 재정거래가 기회가 계속됐고 지난해 투자분도 만기도래해 재투자에 나설만 했지만 SG의 주식파생상품 손실 사태 등으로 투자를 늘리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에서 한발 비켜서 있던 독일이 나섰다. 프랑스가 지난해 재정거래로 큰 이익을 얻은 점도 독일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한은과 금감원은 외국인 투자가 앞으로도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익률이 높다고 소문이 나면 투자 수요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동남아시아의 특성을 감안하면 한국 채권에 대한 투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 안국장도 "프랑스에서 독일로, 동남아시아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손을 바꿔가며 국내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며 "지난해 외국인의 채권투자 확대로 올해 만기가 많지만 앞으로 외국인 자금은 더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대를 모았던 중국의 채권투자 자금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말 중국투자공사(CIC)가 국내 채권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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