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 결국 18대 국회로…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08.05.20 15:40
-영수회담 결렬…17대 처리 불가능
-18대 국회 처리도 낙관 어려워
-쇠고기 쟁점 여전·美의회 동향 변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끝내 17대 국회에서 완결되지 못한채 18대 국회의 몫으로 넘어가게 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만나 17대 국회에서 한미FTA를 처리하는 데 협조를 당부했으나 손 대표는 여론과 쇠고기 재협상 절차를 들어 거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영수회담에서 "손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해 FTA 비준 문제를 마무리해달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지금은 쇠고기 협상 때문에 FTA 문제를 꺼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한나라당이 마지막 희망을 걸었던 국회의장 직권상정도 무산됐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임채정 국회의장을 만나 "직권상정이라도 해서 표결에 부치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임 의장은 "양당간에 해결을 해야 한다"며 거절했다.

민주당은 쇠고기 재협상과 관련,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날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가진 회견에서 "지금은 한미FTA를 논의할 때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발묶인 한미FTA 비준동의안은 불과 4일 남은 17대 국회 회기 내 처리가 불가능해졌다.


남은 관심은 18대 국회가 시작되자마자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국회 밥상에 올라올 수 있느냐는 것. 한나라당은 매우 적극적이다.

한나라당 차기 원내대표가 유력한 홍준표 의원은 전날 "18대 국회가 제일 먼저 해야할 것은 한미FTA"라고 강조했다.

한미FTA를 18대 국회의 선결과제로 올려 조속히 매듭짓겠다는 의지다. 18대 국회에선 17대와 달리 한나라당이 다수가 되는 만큼 처리를 위한 물리적 조건도 갖출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깔려 있다.

하지만 여전히 '쇠고기'가 관건이다. 이날 영수회담이 사실상 성과 없이 끝남에 따라 정부는 오는 25일로 예고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관련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고시를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

손 대표가 재협상을 요구한 반면 이 대통령은 이날 발표된 미국과의 추가협의 내용이 사실상의 재협상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등은 고시가 강행될 경우 재협상 촉구 결의안과 특별법 추진 카드를 꺼내는 등 강력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6월 개원하는 18대 국회 초입에 쇠고기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수적 열세인 야권이 물리적으로 저항하는 등 파문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또 민주당이 미국 의회의 비준 처리 상황을 참고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미 의회의 움직임도 변수다. 한미FTA가 급선무라는 정부·여당과 "FTA의 'F'자도 꺼내지 말라"는 야권이 팽팽히 맞선 국면이 쉽사리 해소되지는 않을 거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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