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보다 비전, 경력관리 따져야

유종현 건설워커 대표 | 2008.05.21 12:21

[취업의 기술] 이직 전 고려해야 할 사항

대기업 임원인 B씨(50)는 과장시절 사표를 내고 대학 선배가 운영하는 벤처기업으로 이직을 했던 경험이 있다. 동료나 가족들은 한사코 말렸지만 연봉의 두 배를 주겠다며 함께 일하자는 선배의 제의를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나 그가 이직한 회사는 자금 사정이 나빠지면서 월급까지 밀리기 시작했고 얼마 못가 부도가 났다. 관리책임자로 이직했던 B씨는 뒷수습에 진땀을 빼다가 한참 지난 뒤 첫 직장에 재입사했다. 평소 B씨의 능력을 아끼던 첫 직장상사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그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가 하면 S씨(45)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잘 다니던 직장을 적성에 안 맞는다는 이유만으로 30대 초반에 때려치웠다. 몇 군데 다른 일자리를 전전하던 그는 요즘 작은 보습학원에서 파트타임 강사로 일하고 있다. 얼마 전 술자리를 함께 한 그는 젊은 시절 뚜렷한 목표 없이 직장(공무원)을 그만둔 게 무척 후회된다고 말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직장인들이 “좀더 나은 직장 없나“하고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연봉이나 직급향상, 자기계발, 상사와의 트러블 등 이직을 결심하게 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 공통점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현 직장에서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함일 것이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진 마당에 직장을 옮기는 것은 결코 나무랄 일이 아니다. 만족감이 없으면 어렵게 잡은 직장이라고 아등바등 다녀봐야 신명이 날 리 만무하다. 그러나 급하게 이직을 감행할 경우 후회할 소지가 많다. 건설워커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직 경험이 있는 직장인 10명 중 8명이 이직 후 이를 후회한다. “비전 없이 옮겼더니 여기도 비슷하다”는 게 후회의 주된 이유다.

연봉을 두 배로 준다는 회사가 있다면 누구나 솔깃할 것이다. 그러나 연봉이나 승진 등 입사 전에 약속한 부분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위험한 사실’을 알아야 한다. 또 이직 후에 회사가 어려워지거나 망하기라도 한다면 결과적으로 본인에게 큰 손해가 될 것이다. 따라서 연봉보다 이직할 회사의 비전(발전가능성)과 분위기, 평판 등에 대해 충분히 파악해야 한다.

평생직장이 아닌 평생직업의 시대를 살려면 자신이 맡게 될 업무와 직급이 경력관리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또 향후 자신이 목표로 하는 일과 연관성이 있는지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성공적인 이직을 위해선 해당 분야 전문가로서 충분한 숙성기간이 필요하다. 이상적인 직장을 찾으며 짧은 경력으로 이직을 거듭하는 파랑새 증후군은 어느 순간부터 치명적인 단점이 되어 더 이상 회사를 옮길 수 없는 처지에 놓일 위험이 있다.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이직을 감행할 때는 목표와 이유가 분명하고 합리적이어야 한다. 바로 앞을 보지 말고 10년 이상까지를 내다본 후 지금의 결정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를 구체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6개월 갈등하고 6개월 고민하고 6개월 선택해서 이직한다는 말이 있다. 이직은 그만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번 지나간 시간은 다시 되돌릴 수 없다.

<유 종 현>

고려대학교 기계공학과 졸업

(전) 삼성엔지니어링
(전) AutoCAD 국제공인개발자
(전) 건축설계프로그램 AutoARC 개발자
(전) CAD전문지 테크니컬 라이터
(전) 하이텔, 천리안, 유니텔 전문취업정보 운영자(건설, 벤처분야)
(현) 취업포털 건설워커, 메디컬잡, 케이티잡 대표 운영자
(현) 주식회사 컴테크컨설팅 대표이사



<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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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CP 대박 터뜨리기 (나노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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