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할머니를 찾아라"…행방묘연 경찰난감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 2008.05.19 14:47
↑폭행을 당한 '김밥할머니'(네티즌이 올린 동영상 캡처)

용서를 빌겠다는데 대상이 없다.

20대 노점 단속 용역업체 직원에게 폭행을 당한 '김밥할머니'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경찰은 19일 가해자 박모(23)씨를 불러 폭행사실을 진술 받았으나 "피해자 확보가 안돼 아직 입건도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이날 경찰에서 "죄송하다. 할머니한테 용서를 빌겠다"고 했으나 할머니가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경찰 수사 관계자는 "피해자의 신병확보가 안돼 현재로서는 구속 등 가해자의 처벌에 대해 뭐라 할 수가 없다"며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씨로부터 예비 진술조서만 받은 상태다.

수사 관계자는 "할머니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 탐문하고 있어도 단서가 안 나온다"며 "연락이 전혀 안되니 우리도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할머니를 찾는 쪽은 경찰 뿐만이 아니다.


서울시청 관계자들도 '김밥할머니'를 찾아 나섰다. 문제의 용역 직원을 관리하는 서울시 가로환경개선추진단 관계자는 "단장께서 직접 찾아가 할머니께 사과를 드릴 계획인데 어디에 계신지 몰라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원래 노점 하시는 분들이 주소와 이름 같은 신분 사항을 밝히지 않으려고 해서 우리가 할머니에 대해 사전에 파악해놓은 바가 없다"며 "직원들이 나가 최선을 다해 찾고 있다"고 전했다.

'김밥할머니'는 평소 서울광장과 청계천 일대에서 주로 길거리 장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건 이후 종적을 감춘 상태다.

앞서 지난 17일 청계천 미국산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 현장에서 젊은 남성이 김밥 파는 할머니를 주먹과 발로 구타한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18일 오후 인터넷에 공개되자 네티즌들이 분노했다.

주요 포털 게시판과 카페, 블로그 등을 통해 이 동영상은 급속히 유포됐으며 서울시에는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서울시는 19일 "청계천에서 노점단속을 하던 용역업체 직원이다"며 "죄송하다. 이 직원과 업체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와는 별도로 관련 법규에 따라 행정조치 할 것이고 직원 교육을 강화해 이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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