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인수전]한화 "그룹 명운 건다"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 2008.05.20 09:19

[②-1]김승연회장 "제2 창업 각오로 총력 기울여달라"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합병(M&A) 대상으로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3년전인 지난 2005년 4월.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하던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이 그때부터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한생명 인수 이후 이렇다할 대규모 M&A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던 터였다.

장기간 인수 타당성 검토후 마침내 지난해 1월 그룹내 태스크포스팀을 확대 구성, 외국계 컨설팅사와 분석 작업을 거쳐 본격적인 인수 작업에 나섰다.

한화그룹은 지난 4월 대우조선 인수를 공식 선언했다. 김승연 회장은 "'한화의 제2창업'이라는 각오로 대우조선 인수에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지시했다.

◆그룹 명운 걸어‥인수에 '올인' = 대우조선 인수를 앞둔 한화그룹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비장하다. "그룹의 명운이 걸린 사안이라는 절실한 심정이 인수전에 나서는 각오"라고 그룹 관계자는 말했다.

한 고위관계자도 19일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한 만큼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한쪽만 보고 달려갈 것"이라며 "한마디로 '올인'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 인수를 통해 △조선·화학을 중심축으로 하는 제조부문 △보험·투신·증권이 포함된 금융부문 △건설·무역·리조트 등이 주축이 된 서비스부문 등 안정된 3대 사업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을 세우고 있다. 한화는 대우조선 인수가 '성장엔진'을 장착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지상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해외네트워크+건설+자원개발+금융 복합시너지 '창출' = 한화그룹은 '대우조선 인수=복합 시너지 창출'의 구도를 확신하고 있다. 우선 기존의 화학·건설·무역·금융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확보된 글로벌 네트워크가 대우조선의 영업력 강화와 해양플랜트 사업의 경쟁력을 높여줄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한 석유화학 및 발전플랜트 부문은 물론 세계적인 선박 발주처인 그리스와 헝가리에서 보유하고 있는 네트워크는 든든한 자산이란게 그룹측의 설명이다.


또 대우조선을 인수할 경우 ㈜한화,한화석유화학 등 주요 계열사를 통해 벌이고 있는 캐나다 오일샌드,카자흐스탄 유전 등의 자원개발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우조선이 신규사업으로 자원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도 복합 시너지 창출이 예상되는 분야다. 한화건설이 화학과 발전 플랜트 시공 경험이 풍부한데다 알제리 등에서 대규모 해외 신도시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다양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와 플랜트 건설이 가능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한화그룹은 보험과 증권, 자산운용사, 벤처캐피털 등 다양한 금융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환헤지나 외화자산 관리 등 조선 금융의 시너지가 클 것이라는 판단이다. 여기에 대우조선과 공통으로 갖고 있는 방위산업 분야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M&A 노하우 '강점'‥자금여력도 충분 = 한화그룹의 성장은 'M&A와 함께 한 역사'라고 과언이 아니다.

김승연 회장은 1981년 취임 이후 한양화학 및 한국다우케미컬코리아(현 한화석유화학), 정아그룹(현 한화리조트), 한양유통(현 한화갤러리아), 동양백화점(현 타임월드), 대생 등 M&A를 통해 그룹을 키워왔다. 그 만큼 M&A에 있어 노하우가 있다고 자부한다.

자금 여력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한화그룹은 대생 이후 대규모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아 상당한 자금이 축적돼있고, 각 계열사의 현금성 자산 보유나 비업무용자산 유동화 등을 통해 추가 자금 조달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융권이나 재무적 투자자(FI) 참여도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대우조선의 경우 한화의 경영철학과 비슷한 면이 많아 M&A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대한생명 인수 등 다양한 M&A 경험을 갖고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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