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서 했더니 통하더군요"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 2008.05.21 12:11

[2030일과꿈]이호혁 1300K 사장

"저희를 보고 감성마케팅을 한다고 하는데 전 처음부터 그런 게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그저 우리가 즐겁자고 시작한 일인데 고객들도 좋아해주시더라구요."

지난 2001년 문을 연 국내 최초의 디자인 소품 전문쇼핑몰 천삼백케이(1300K)의 이호혁(37) 사장의 말이다.

천삼백케이는 최근 dcx, 텐바이텐 등 경쟁업체들이 속속 생겨나는 시장 상황에서도 독특한 감성마케팅을 통해 입지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감성마케팅, 문화마케팅 다 좋지만 우리가 진정으로 즐겁고 좋아해서 하지 않으면 안통합니다. 진솔한 마음이 없으면 고객들은 단번에 알아차리거든요. 고객과 함께 나눴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전달됐던 것 같습니다."

이 사장은 사업 초기에 인사말을 쓴 스티커를 상품 박스에 일일이 붙여 고객에 배송했다. "저희들이 신나서 시작했습니다. 고객들이 감동해서 감사인사를 보내올 때면 뿌듯했죠. 지금은 하루 주문량이 많아져서 일일이 글을 쓰진 못하지만 그 마음을 지키기 위해 사탕을 넣어드리고 있습니다. 사탕이 고객과의 약속인 셈이죠."

이러한 작은 정성이 소비자들에게 알려지기까지 어려움도 있었다. 불모지인 디자인 소품시장을 만들어내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유통에 대해 잘 모르고 사업을 시작한 탓에 3년간은 힘들었습니다. 점점 네티즌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매출이 200%씩 올라갔죠."


이후에도 위기가 닥쳤다. 2005년부터 경쟁업체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디자인소품의 생명인 희소성이 떨어졌던 것. 성장속도도 50%로 둔화됐다.

이때 또 색다른 감성마케팅을 준비했다. "회사가 어려웠지만 그래도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통로는 유지했습니다. 매거진도 만들어서 거기에 대한 투자 아끼지 않았죠. 2003년에 '70인의 약속'이라는 이벤트를 전개하기도 했습니다. 롤링페이퍼 형식으로 고객들이 돌려보면서 읽고 전달해 주는 노트였지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찾자고 시도했던 이 이벤트는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지금은 8기를 맞이했다.

"나중에 그 때 참여했던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추억을 만들 수 있게 해주고 싶습니다. 처음엔 고객들의 소감과 생각을 알아보려고 시작했었는데 저희도 함께 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죠. 반응도 좋아서 계속할 겁니다."

고객과 소통한다는 즐거움이 너무 좋다는 그는 이렇게 말한다. "감성마케팅이 별거 있나요? 그런 것 없이도 천삼백케이의 사이트에 온 사람들이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놀다 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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