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폭군과 '국정 이벤트'

전원하 KRG 대표 | 2008.05.20 09:25

이벤트 치중하다 국정업무 혼란 우려..'알찬 정부' 기대

칼리귤라와 네로. 지금까지도 폭군의 대명사로 불리는 로마 황제들이다. 그러나 그들이 성격이 포악하거나 잔인해서 폭군이 됐냐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그들은 둘 다 마음이 여리고 섬세한 성격의 소유자들로 역사에 기록돼 있으며, 백성들에게 진정으로 사랑받는 황제가 되겠다는 의욕이 강한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왜 폭군이 됐을까. 그들은 백성들의 인기를 끌기 위해서라면 전대미문의 일도 서슴지 않았다는 점에서 참으로 비슷했다. 하룻밤 구경거리를 위해 바다를 배다리로 연결해 스스로 말을 달려 바다를 건넌 칼리귤라나 자작시를 노래하며 배우임을 자랑한 네로.

그러나 국정을 책임진 자가 그런 이벤트에나 신경쓴다면 국정의 근간은 흔들리기 마련이다. 식량, 치안, 외교, 국방, 이런 일들은 예나 지금이나 지도자들의 기본 책무인데, 그들이 관심끌기용 이벤트에나 신경쓰다 보면 이런 일들에 긴장감이 떨어져 곳곳에 균열이 생기게 된다.

더욱이 이벤트에 치중하다보면 일상적인 국정업무마저 이벤트에 휘말려드는 일이 발생하게 마련이다. 칼리귤라가 자신에게 부족한 전공 경력을 만들기 위해 공연히 게르만인과 브리타니아인을 들쑤셔 국경을 혼란스럽게 만든 일이 대표적 사례다. 칼리귤라나 네로나 백성들의 인기를 모으기 위해 갖은 애를 다 썼지만 결국 그 인기정책의 굴레에 휘말려 스스로 파멸의 길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다.


요즘 같은 매스컴 시대에 지도자들은 인기 유혹에 더 쉽게 빠질 위험이 있다. 매스컴이 관심을 가질 만한 건수들을 터트려 스스로 신문 1면을 장식하고픈 욕구에 빠지기 쉬운 것이다. 실제로 매스컴의 발달과 함께 홍보기능이 강화되면서 이미지나 홍보, 언론대책이 정책을 짜고 시행하는데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작용하곤 한다.

그러나 정부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할 만한 일에만 집착해서는 국정이 올바로 갈 수가 없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겪는 균열과 불안의 근저에도 이같은 문제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예컨대 한·미 정상회담은 중요한 외교 행사이긴 하지만 그 회담을 위해 국민건강과 검역주권을 등한시할 자격은 누구에게도 주어져 있지 않다.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은 한

베스트 클릭

  1. 1 "유영재, 선우은숙 친언니 성폭행 직전까지"…증거도 제출
  2. 2 차 빼달라는 여성 폭행한 보디빌더…탄원서 75장 내며 "한 번만 기회를"
  3. 3 "390만 가구, 평균 109만원 줍니다"…자녀장려금 신청하세요
  4. 4 장윤정♥도경완, 3년 만 70억 차익…'나인원한남' 120억에 팔아
  5. 5 "6000만원 부족해서 못 가" 한소희, 프랑스 미대 준비는 맞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