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곳곳서 대규모 '쇠고기 집회'

머니투데이 최중혁 기자 | 2008.05.17 23:19

(종합)청계광장 다시 촛불로 물들어

시민들의 촛불이 17일 또 다시 청계광장을 환히 밝혔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반대하는 시민들은 이날 오후 서울 도심 곳곳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저녁에는 청계광장에 집결해 '촛불시위'에 동참했다.

'휴교 괴담'에 따라 우려됐던 중·고생들의 집단 등교거부 사태는 없었으며, 윤도현 밴드 등 인기 연예인들이 '촛불시위'에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미친소·미친교육 안돼!" = 170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와 정부의 '학교자율화 조치'에 반대하는 '4·15공교육포기정책반대연석회의'는 이날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시민 1만명 이상이 참석한 가운데 '미친소·미친교육 안돼! 촛불문화제'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문화제에는 중·고생들이 율동과 연극, 자유발언 등을 통해 적극 참여했으며, 정진화 전교조 위원장 등 교육·시민단체 인사들도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4·15 학교자율화 조치'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정진화 전교조 위원장은 "우리나라 학생들이 지금 경쟁이 부족하느냐"고 물으며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아무거나 먹여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블랙홀, 이승환, 김장훈, 윤도현밴드 등 인기 연예인들이 대거 공연에 나서 밤 11시 넘도록 흥을 돋우기도 했다.


◇ "교감 선생님 보내는 게 소통입니까" = 이에 앞서 인터넷 카페 모임인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2MB탄핵투쟁연대)'는 오후 4시 여의도공원 내 문화광장에서 카페 회원 등 시민 2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이명박 탄핵 집회'를 열고 이명박 정부를 강하게 성토했다.

카페지기인 김은주(36) 씨는 성명서 낭독에서 "국민 생명과 무관한 협상에 이미 울분은 흘러 넘쳐 피눈물이 됐다"며 "오직 탄핵만이 모든 요소를 해결하는 첩경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평에서 왔다는 한 고등학생은 자유발언을 통해 "대통령이 국민들과 소통하겠다고 했는데 교감 선생님을 (집회 현장에) 전부 보내는 게 소통이냐"며 "진짜 소통하려면 대통령이 여기에 직접 나와야 한다"고 정부의 집회 대응방식을 비판했다.

고등학교 3학년이라고 밝힌 한 학생도 "노무현은 조중동과 싸웠고 이명박은 중고생과 싸웠다는 말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면서 "우리는 누구의 사주를 받은 적도 없고 굳이 배후세력을 들라면 양심"이라고 어른들의 사고방식을 꼬집었다.


'미친소닷넷'도 오후 4시부터 회원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명동 길거리 공연과 자유발언 행사를 진행한 뒤 을지로1가에서 청계광장까지 가두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 장학사 등과 진행요원간 말싸움도 = 한편 이날 오후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중·고교 청소년들이 중심이 된 집회도 별도로 개최됐다.

'5·17 청소년 행동 공동준비모임'이라는 단체가 주관한 이날 집회는 100여명의 청소년들이 참가한 가운데 각종 퍼포먼스와 자유발언, 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경찰은 이곳 주변에 별도의 경찰력을 배치하지는 않았지만 행사를 지켜보는 장학사 등 교육당국 관계자와 진행요원간의 말싸움이 곳곳에서 눈에 띄기도 했다.

집회에 참가한 청소년들은 "값싼 재료를 종종 쓰는 급식의 특성상 광우병 위험이 있는 쇠고기가 수입되면 청소년들이 먹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광우병 위험이 있는 쇠고기의 수입을 적극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청소년들에게도 집회와 결사 등의 자유가 있다"면서 "우리들의 정치적 권리들을 무시하고 목소리를 막으려는 교육과학기술부, 교육청, 경찰들의 행동과 일부 언론들의 왜고보도에 항의한다"고 주장했다.

고교 2년생이라고 밝힌 김모군은 "학교의 사회참여탐구동아리를 통해 미국산쇠고기 수입의 문제점을 접하게 됐다"며 "미국에서도 안전성이 완벽히 검증되지 않은 쇠고기를 수입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 우려했던 충돌 없이 '평화적 마무리' = 이날 경찰은 집회장소 곳곳에 수천명의 경찰력을 투입,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지만 별다른 물리적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17일 휴교괴담'으로 우려됐던 중고생들의 집단 등교거부 사태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현장지도에 나선 교감, 장학사 등 교육당국 관계자들도 학생들을 자극하는 행동은 자제했다.

경찰은 이날 전국 12개 지역, 36개 장소에서 벌어진 쇠고기 반대 집회에 시민 1만6000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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