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선생님 보내는 게 소통입니까"

머니투데이 최중혁 기자 | 2008.05.17 19:45

'2MB탄핵투쟁연대', 여의도서 집회 열고 정부 성토

"교감 선생님 보내는 게 소통입니까?"

경찰의 불법 집회 규정 때문에 침묵시위, 촛불시위 등으로만 만족해야 했던 '미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17일 가슴 속 담아뒀던 말들을 속 시원히 쏟아내는 '정치 모임'을 가졌다.

인터넷 카페 모임인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2MB탄핵투쟁연대)'는 이날 오후 4시 여의도공원 내 문화광장에서 카페 회원 등 시민 2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이명박 탄핵 집회'를 열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결정한 이명박 정부를 강하게 성토했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날 집회는 문화공연 없이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는 구호와 노래, 시민들의 즉석 자유발언 등으로만 꾸며졌다.

카페지기인 김은주(36) 씨는 성명서 낭독에서 "국민 생명과 무관한 협상에 이미 울분은 흘러 넘쳐 피눈물이 됐다"며 "이제는 청소년의 순수함까지 공안으로부터 지켜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현 정권의 실상을 정확히 판단하고 오직 탄핵만이 모든 요소를 해결하는 첩경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평에서 왔다는 한 고등학생은 자유발언에서 "대통령이 국민들과 소통하겠다고 했는데 교감 선생님을 (집회 현장에) 전부 보내는 게 소통이냐"며 "진짜 소통하려면 대통령이 여기에 직접 나와야 한다"고 정부의 집회 대응방식을 비판했다.

고등학교 3학년이라고 밝힌 한 학생도 "노무현은 조중동과 싸웠고 이명박은 중고생과 싸웠다는 말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면서 "우리는 누구의 사주를 받은 적도 없고 굳이 배후세력을 들라면 양심"이라고 어른들의 사고방식을 꼬집었다.

대전에서 올라온 한 시민 또한 "내 자식에게 부패한 음식을 먹이지 않겠다는 상식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며 "나랏일 하는 사람들이 어린애들을 잡아 벌금을 매기고 전과자를 만드는 썩어빠진 나라가 어딨냐"고 정부를 강하게 성토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명박 대통령 탄핵결의문' 낭독을 끝으로 오후 6시경 여의나루 역으로 가두행진을 벌였으며, 해산 뒤에도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주최하는 '미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청계광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한편 이날 집회에서는 일부 참가자들이 청계광장 집회에 힘을 보태야 한다며 행사 도중 자리에서 먼저 일어나 주최측과 잠시 마찰을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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