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개방 사전통보설, 해명에도 의혹여전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 2008.05.16 17:28
↑이태식 주미대사와 하이네만 주지사
(www.omaha.com)
이태식 주미대사가 한미쇠고기 협상이 시작되기도 전에 미국측에 전면 수입개방 방침을 통보했다는 의혹에 대해 해명했지만, 석연치 않은 부분은 여전하다.

주미대사관은 15일(현지시간) "빠른 시일 내에 해법을 찾기를 기대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힌 것"이라며 현지 지역 신문에 관련내용이 나와있다고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하지만 영어 원문 기사에는 해명과 다른 내용도 포함돼 있다.

지난 3월31일 이 대사와 데이브 하이네만 네브래스카 주지사의 만남을 보도한 오마하 최대 일간지 오마하 월드 헤럴드는 기사 제목을 '한국은 쇠고기금지조치를 끝내고 싶어한다'(Korean hopes for end to beef ban)로 달았다.

기사에서 하이네만 주지사는 "한국의 관료들은 미국산쇠고기에 사실상 아무런 위험성이 없음을 알고 있다"며 "그들은 기꺼이 협상 타결을 하려 한다고 믿는다"고 자신했다.

미국 축산육우협회(NCBA) 홈페이지에 실린 4월3일자 주간 소식지(CCC)에서 이 대사가 하이네만 주지사를 만나 뼈 있는(bone-in beef) 쇠고기도 수입할 것을 시사했다고 적은 것과 통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쇠고기협상의 연계도 강조됐다. 오마하 월드 헤럴드는 이 대사가 "한미FTA를 향한 한국 정부의 바람이 쇠고기 문제를 끝내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미FTA와 쇠고기협상은 별개"라는 우리 정부의 기본입장과는 차이가 난다.

앞서 미국 축산육우협회(NCBA) 홈페이지에 올라온 2월29일자 오디오뉴스 '한국에서 돌아온 NCBA대표'에는 그로세타 NCBA 회장의 "쇠고기 개방 확신" 발언이 올라왔다. 그는 지난 2월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축하 사절단의 일원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이 기사에는 "이 대통령이 쇠고기 재수입에 찬성하지만 4월9일 선거에서 자신의 지지자들을 확보해 확실히 추진하길 원한다"며 "(수입재개는)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그의 발언이 육성으로 담겨있다.

연이은 이 보도들은 4월11일 열린 한미쇠고기협상 보다 앞서 나왔다. 사전통보설이 가라앉지 않는 이유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쇠고기게이트'란 표현까지 쓰면서 반발하고 있다.

정치권도 포문을 열었다. 차영 통합민주당 대변인은 16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한국 정부와 미 축산협회간 모종의 거래가 의혹만은 아닌 것 같다. 진실은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혜 창조한국당 부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주미 대사관은 사전통보가 없었다고 부인했지만 이명박 정부의 최근 태도로 볼 때 신빙성이 떨어지는 변명이다. 필요하다면 조사 청문회를 구성해 진상을 국민 앞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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