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전기전자에 집중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05.16 08:18

외국인 대만에서도 사흘간 1.7조 순매수

미증시가 또 한번 상승했다.
산업생산 등 경제지표가 부진을 면치 못했으나 초반 하락세를 탈피하고 대부분의 지수가 1% 넘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2% 넘게 급등하며 이틀 연속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텔은 개인 PC를 중심으로 기대보다 더 많은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애널리스트 보고서가 나오면서 4.7%나 급등,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우운송지수도 1% 상승하며 이틀째 연최고치를 갈아치웠고, 발틱화물지수(BDI)는 1만1000선을 돌파하며 사흘 연속 연고점을 경신했다.

전날 3269억원의 주식현물을 순매수하면서 올들어 4번째로 많은 순매수를 기록했던 외국인은 순매수분의 60%에 달하는 2000억원을 전기전자 업종에 집중했다.

이 영향으로 시총 1위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3.5% 급등하며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최고의 종목으로 각광받고 있는 LG전자는 무려 5.8%나 치솟았으며, 하이닉스도 3.4% 오르면서 연고점을 돌파했다.

외국인은 코스피 뿐만 아니라 IT 비중이 높은 대만시장에서도 대규모 주식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사흘간 대만시장에서 507억 대만달러(원화로 1조7000억원 상당)를 순매수했다.

전날 외국인의 현·선물 동시 순매수 규모는 1조4600억원으로 지난 2006년 9월에 기록했던 사상최고치(1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였다.

지난해 6월 이후 올 4월까지 11개월 연속 월간 순매도를 지속하면서 동기간 41조6000억원의 누적 순매도 공세를 펼쳤던 외국인이 이같은 대규모 순매수를 나타내면서 5월 들어 처음 월간 누적 순매수로 돌아섰다.

외국인의 이같은 주식매수 변신은 수급 여건에 커다란 도움이 되고 있다. 최대 매물벽이었던 1860선도 돌파됐기 때문에 1920선까지는 거칠 것이 없다는 낙관론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독일의 1분기 성장률(GDP)은 전분기의 5배인 1.5%로 치솟았고 프랑스 GDP도 0.6%로 전분기의 2배나 됐다. 미국은 경기 둔화 또는 침체 국면에 빠졌다지만 유로존의 체력은 막강한 상태다.


물론 불안한 요인도 여전하다. 올 들어 국제유가(WTI)가 30% 이상 상승한데다 원/달러 환율 급등까지 겹치면서 원화 기준으로 WTI 상승폭이 45%를 넘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의 원유 선물 매수 계약 가운데 비상업 거래, 다시 말해 투기 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23% 수준에 불과한 점(이도한 동양증권 연구원)을 감안할 때, 최근 유가 급등이 달러약세나 유동성 증가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수요공급에 기인한 구조적인 추세라는 분석이다.

미달러 약세도 끝났다는 보장이 없다. 엔/달러 환율이 105엔선 회복의 목전에서 멈칫하고 있고 달러인덱스는 겨우 73선을 유지하고 있을 뿐 추가상승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채 수익률 상승세도 주춤하고 있다. 위험회피 심리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달러 리보 금리는 1개월물이 2.5%, 3개월물이 2.7%로 콜금리(2.0%)에 비해 상당히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버냉키 연준리(FRB) 의장이 은행권의 유동성 확보를 재차 강조한 것에서 보듯 서프프라임 사태가 해결된 것이 아니다. 미국 금융권의 주가는 언제든 다시 고꾸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펀더멘털에 대한 불안감이 내재된 상황에서 주가가 연최고치를 넘어선 현재 최선의 방안은 가는 종목에 집중하는 것이다.

내수주보다는 수출주, 경기소비재보다는 필수소비재, 성장주보다는 가치주가 상대적인 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업종별 순환매도 반복되겠지만 일단 최고의 주도주인 전기전자에 집중하는 것이 지수를 아웃퍼폼(Outperform)할 수 있는 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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