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M&A '군불'..나스닥 두각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05.16 05:55

블루칩 강세, 에너지·기술주 주도 일제 상승

부진한 경기지표에도 불구하고 인수합병(M&A) 기대감이 뉴욕증시에 불을 지폈다.
유가가 이틀째 하락세를 보인 점도 투자심리에 도움이 됐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94.28포인트(0.73%) 오른 1만2992.66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14.91포인트(1.06%) 상승한 1423.57로 마감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37.03포인트(1.48%) 올라선 2533.73을 기록,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개장전 발표된 산업생산이 예상보다 큰폭으로 감소하는 등 경기관련 지표들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장초반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그러나 CBS방송이 인터넷서비스사 C넷을 18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고 칼 아이칸이 야후 주총 표대결을 공식 선언하고 나서는 등 M&A 관련 소식이 증시활성화 기대를 북돋았다.

전날 휴렛팩커드(HP)의 일렉트로닉데이터시스템(EDS) 인수 소식에 연이어 전해진
M&A재료가 주가상승 촉매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면서 뉴욕 증시는 장중반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국제유가 역시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장중한때 배럴당 120달러선으로 내려가는 약세를 보이면서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를 덜었다.
농가지원책을 담은 농장법 타결로 농업관련주도 강세를 보였다.

다우지수가 한때 1만2999.50까지 상승, 1만3000선 재돌파를 눈앞에 두기도 했으며, M&A 타깃으로 부상하고 있는 기술주들이 몰린 나스닥 지수는 상승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S&P지수의 에너지업종지수가 2.2%, 정보기술(IT)은 2.1% 상승,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리지워스 캐피털의 선임 투자전략가 앨런 게일은 "시장이 제 기능을 하고, 대기업들이 얼마전까지는 엄두를 못냈던 전략적 (기업)매매에 나설수 있게 됐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잇따른 M&A 호재

칼 아이칸은 이날 마이크로 소프트와(MS)의 합병을 위해 야후 경영권을 장악할 것임을 공식 표명했다. 아이칸은 로이 보스톡 야후 회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많은 주주들로부터 야후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주총 표대결 부탁을 받았다"며 자신을 포함한 10명의 이사후보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아이칸은 또 자신이 지난 10일에 걸쳐 야후 주식 5900만주를 매입했으며, 25억달러 어치 주식을 추가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월가 연봉 1위 헤지펀드 매니저인 존 폴슨이 이끄는 폴슨&컴퍼니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야후인수 제안 이후 야후주식을 매집, 총 5000만주(지분율 3.4%)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야후 인수전이 점입가경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날 야후 주식은 2.3% 상승하는 강세를 이어갔다.

미국 CBS방송은 개장에 앞서 인터넷서비스사 C넷을 18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C넷은 단숨에 주가가 두배가까운 43.5% 폭등했다. CBS는 인수가격 부담으로 2.4% 내려앉았다.
투자자들은 하루 전인 13일 휴렛팩커드(HP)의 일렉트로닉데이터시스템(EDS) 인수와 CBS의 C넷 인수를 미국 M&A 시장 부활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1분기 미국 M&A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61% 축소된 2107억달러를 기록했다.
휴렛팩커드 역시 2.4% 상승했다.

이밖에 콤캐스트가 소셜네트워킹 사이트 플락소를 인수하고, IAC가 렉시코 출판사를 인수하기로 하는 등 크고 작은 인수합병 소식이 이어졌다.

◇ 에너지 관련주 등도 뒷받침

에너지주들은 UBS의 은행의 저평가 진단으로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UBS는 개장에 앞서 미국 에너지기업들의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밝혔다. UBS는 미국 2위 에너지기업 셰브론의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하기도 했다.

셰브론 주가는 1.5% 올라섰다.

GM은 전미 자동차 노조(UAW)와 한달간 끌어온 미시간주 델타 공장 파업을 끝낼수 있는 합의를 이끌었다는 소식으로 주가가 5.2% 급등하며 블루칩 강세를 주도했다.
대표적 블루칩 인텔 역시 4.7% 올랐다.

세계 2위 귀금속 소매상 티파니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1분기 순익이 예상치 주당 39센트를 넘어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티파니는 이에 따라 배당금도 13% 늘리겠다고 전했다. 티파니의 분기 실적 발표는 30일로 예정돼 있다. 티파니는 이날 6.6% 급등했다.

◇ 유가 이틀째 하락, 투자심리 호전..달러 보합

국제유가가 이틀째 하락하며 물가와 경기전망에 대한 우려를 다소 완화시켰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6월 인도분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0센트 떨어진 124.12달러로 마감했다.
WTI가격은 장중 한때 배럴당 120.90달러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6월물 원유 옵션만기에 따라 유가 변동폭이 컸던 것으로 풀이했다.
MF글로벌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피츠패트릭은 "유가 강세가 지난해 겨울철 재고감소가 매도 열풍을 불러왔던 만큼, 트레이더들이 전날 미국의 원유재고 증가발표는 차익실현 신호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가가 125달러선을 중심으로 당분간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화는 주요 통화대비 혼조세를 보였다.

오후 3시40분현재(현지시간)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1.5458달러로 전날에 비해 0.15센트(0.09%)하락(달러가치 상승)했다.
최근 상승세를 유지하던 달러가치는 이날 오전 산업생산 부진 등 악화된 지표로 하약세를 보였으나 유가가 하락하고 증시가 반등하면서 유로화 대비 강보합권으로 돌아섰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유가가 하락하면서 대체투자자산인 달러화 가치 지지요인이 된 것으로 풀이했다.
엔/달러 환율은 104.62엔으로 전날에 비해 0.41엔(0.39%)하락(엔화가치 상승)하는 등 달러가치는 주요 통화대비 혼조세를 보였다.

◇ 지표는 '여전히 겨울'

지난달 미국의 산업생산이 예상보다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이날 발표된 경기관련 지표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미국의 4월 산업생산은 0.7% 감소, 전문가들이 예상한 감소폭(0.3%)의 두배를 넘었다. 직전월인 3월 산업생산은 0.2%(수정치) 증가했다.
전월 80.4%였던 공장 가동률은 79.7%로 떨어지며 한발 더 뒤로 물러났다. 이는 2005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미 주택건설업협회(NAHB)는 5월 주택건설업 경기신뢰지수가 19를 기록, 4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주택건설업 경기지수가 50을 기준으로 주택경기 전망을 판단한다. 지수가 19를 기록한 것은 주택 건설업체 가운데 향후 경기를 낙관하는 업체가 19%에 불과하다는 의미이다. 마켓워치 집계 월가 전망치는 20이었다.

5월 필라델피아 연준지수도 -15.6을 기록했다. 예상치 -5와 전월의 -24.9는 상회했지만 6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계속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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