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그룹, 등급논란 잠재울까

더벨 박홍경 기자 | 2008.05.15 09:00

[홈에버 매각]⑥와치리스트 등재할 듯

채권시장과 신용평가사간에 첨예한 갈등을 보여온 이랜드 그룹의 등급 논란은 홈에버 매각으로 일단락될 전망이다.

평가사들은 일단 '관찰대상(와치리스트)'에 등재한 후 등급조정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일단 신용등급에 붙어 있던 '유동적'이란 꼬리표는 뗄 전망이다.

14일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매각과 관련된 회사 측의 세부자료를 검토한 후 수시평가를 통해 등급변동 여부를 결정하겠다"면서 "와치리스트에 등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신정평가 측은 "조만간 코멘트를 통해 매각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으나 등급 조정은 회사 측의 자료를 검토한 후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그룹에서 장기 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는 이랜드와 이랜드월드, 뉴코아 등 3사와 이랜드리테일(홈에버)로 평가사들은 'BBB-' 등급을 부여했다.

이랜드리테일 인수로 그룹 전반의 재무위험이 가중되면서 지난해 등급전망이 '유동적'으로 전환됐으나 지금까지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재무적인 측면에서만 보면 홈에버 매각은 이랜드 그룹과 이랜드리테일에게 모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까르푸가 보유한 지분(1조4800억원)과 사채상환(1260억원) 등 소요자금 대부분을 외부차입으로 조달하면서 자본구조가 대폭 저하됐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이랜드리테일은 651.3%, 이랜드월드의 경우 211.0%, 뉴코아는 168.8%, 이랜드는 483.0%를 나타냈다. 연간 이자비용만 이랜드리테일이 1016억원, 이랜드월드가 487억원, 뉴코아 216억원, 이랜드가 156억원에 달했다.

특히 이랜드리테일의 인수금융 조건과 금융기관의 대출채권 유동화 등에 있어 기존의 주력계열사로부터 실질적 지급보증에 해당하는 조항이 존재하는 것으로 지적돼왔다.

그룹에서 평가를 받은 계열사들의 등급이 일률적으로 'BBB-(유동적)'으로 부여된 이유다.


평가사 관계자는 "이랜드 그룹을 옥죄어온 차입금 상환 부담이 사라지고 매각 차익이 발생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적어도 투기등급으로의 추락 여부에 전전긍긍하는 위치는 모면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문제는 이랜드 그룹이 단기 재무부담에서는 벗어났으나 성장 동력도 함께 잃었다는데 있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이랜드 그룹은 유통 부문의 핵심계열사를 매각하면서 결국 대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돌아간 것"이라면서 "다시 패션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짜여질 전망인데 이에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홈에버를 결국 재매각하면서 규모의 축소와 함께 시장의 관심권에서 멀어지리라는 전망도 이어졌다.

이랜드리테일의 경우 그룹 배경이 이랜드에서 삼성테스코로 바뀌면서 신용도가 한층 상승할 전망이다.

이랜드리테일의 올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9.3% 증가한 5740억원으로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수금융 구조에 따라 상향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에 대한 해석이 재차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까르푸 인수 과정에서 공정위 심사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이랜드의 손실이 커졌다"면서 "홈에버와 홈플러스의 결합 규모가 더 큰 만큼 이랜드리테일의 신용도에 대한 불확실성은 남아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자료: 한국기업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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