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신세계는 전일대비 6.89% 급락한 56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60만원선도 붕괴되며 2개월만에 최저치(종가기준)로 떨어졌다. 롯데쇼핑 주가는 2.69% 하락한 32만5000원으로 5일째 내림세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내수 경기 악화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조정을 보여온 두 회사가 경쟁 격화라는 또 다른 악재를 만났다며 당분간 유통 대형주의 상승 모멘텀은 찾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구창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홈에버 매각으로 점포 정상화와 인수 실패자의 공격적 출점 전략 등으로 향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홈에버 매장의 효율이 홈플러스 수준으로 정상화될 경우 홈에버의 총매출은 1조1000억원 늘어난다"며 "결국 이마트(신세계)나 롯데마트(롯데쇼핑) 등 경쟁사의 기존점 성장세가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홈플러스와 2위 경쟁을 벌여왔던 롯데마트는 입지가 더 줄어들 전망이다.
홈에버 인수 후 홈플러스의 총 점포 수는 기존 67개에서 102개로 급증해 이마트(110개)에 육박하고 롯데마트(56개)와는 격차를 더욱 벌리게 된다. 총액매출은 8조1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이마트 매출과 대등한 수준으로 늘어난다.
박 애널리스트는 "이마트는 영업이익 마진이 8%로 고수익 체질을 갖춘 가운데 PB(자체브랜드)상품과 글로벌화 등으로 마진 하락 압박을 상쇄시킬 수 있지만 롯데마트는 영업력·자본력이 약해 성장세 둔화 영향이 더 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월마트코리아 인수로 업계 1위 자리를 굳혔다고 생각했던 이마트도 타격을 받게 됐다.
남옥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통업종 중 최대 피해주는 신세계"라며 "현재 신세계 주식가치 프리미엄의 가장 큰 근거가 독보적인 점유율 때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밸류에이션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
그는 이어 "국내 할인점업계는 성장성 면에서 8부 능선에 위치해 막바지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며 "현재 백화점과 같이 경쟁구도가 정착되고 과점업체의 초과이윤이 확보되는 단계는 2015년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유통업체들의 주가 하락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상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식가치 할인요인이 발생했지만 브랜드 로열티 등을 고려할때 단기간에 점유율 변동은 없을 것"이라며 "롯데쇼핑과 신세계의 펀더멘털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만큼 주가 급락이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남 애널리스트는 "유통 빅3 중 마트 사업을 하지 않는 현대백화점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