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양극화 심화.."대형사 과점 뚜렷"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 2008.05.14 11:47

지난해 매출 1000억이상 제약사 22개…2002년 대비 7개 늘어

국내 제약시장에서 대형제약사의 과점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3월결산 법인 포함) 매출 1000억원 이상을 올린 제약사는 모두 22개로 지난 2002년 15개에서 7개나 늘었다.

14일 머니투데이가 3월결산을 포함한 제약업계 2007년 실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000억원 이상 올린 제약사는 22개였고 이중 매출액 2000억원이 넘는 제약사는 12개였다. 2002년까지만해도 매출액 2000억이 넘는 제약사는 4개에 불과했다.

제약업계 매출 상위 5개 업체는 지난해 모두 매출 40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동아제약(매출 6359억원)과 한미약품(5010억원)은 연매출 5000억원을 넘어섰다. 대웅제약과 유한양행이 48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녹십자도 매출 4423억원으로 처음으로 매출 4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2005년까지만 해도 연매출 4000억원이 넘는 제약사는 동아제약 한 곳이 불과했다.

이같은 대형제약사 과점화 현상은 올해 1분기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제약업의 1분기 누적 실적이 1조 8551억원으로 전년대비 12.1% 성장했다. 특히 상위 10대 업체의 평균 성장률이 25.5%에 달해 전체 성장률 13.2%를 상회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약가인하정책이 이뤄지고 생산시설에 대한 규제도 강화되면서, 중소형제약사들의 경쟁력은 점점 약화 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배기달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를 꾀하고자 강력한 약가 통제 정책을 쓰고 있으며, 포지티브 시스템 이후 신제품의 보험 등재도 어려워지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기술력과 영업력이 떨어지는 하위 업체의 실적 악화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게다가 제약업 구조조정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정부는 생산시설에 대한 규제도 강화하고 있어 자금력과 기술력이 열위에 있는 하위 제약사의 성장 모멘텀은 약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준이 강화된 우수의약품 제조ㆍ관리기준(GMP)이 지난 1월15일부터 시행되면서, 투자를 통해 공장 업그레이드에 성공한 제약사들은 중소형제약사들로부터 위탁제조 물량을 수주해 수익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GMP기준을 맞추지 못한 중소형제약사들을 위탁생산에 나서야하고 적잖은 비용을 감수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LG생명과학은 지난 2002년 연매출 581억원 불과했지만, 지난해 2564억원으로 매출이 341%나 증가했다. 종근당과 광동제약을 제치고 제약업계 매출 순위 10위 안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LG생명과학의 매출이 급성장한 이유는 그동안 영업보다는 연구개발에 초점을 뒀지만, 최근 들어 안정적인 영업구조 설정으로 전략을 변경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매출 정체가 뚜렷한 제약사도 눈에 띈다. 한독약품은 2002년 매출 1903억원에서 지난해 2630억원로 5년 동안 매출이 38% 늘어나는데 그쳤다. 보령제약과 동화약품도 2002년 이후 5년 매출 성장률 30%대를 기록하고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대형제약사 간 매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특화된 능력을 갖추지 못한 제약사들은 매출 경쟁에서 점점 밀려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대형제약사 간에도 과점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신약을 개발하거나 영업망을 충실히 다지지 못한 기존의 대형 제약사들의 퇴조세가 앞으로 더 뚜렷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가재평가, 한미자유무엽협정(FTA)체결 등 제약업계를 둘러싼 악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기존 대형제약사들도 생존에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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