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AI 너무 걱정마세요"(종합)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 2008.05.13 16:13
조류인플루엔자바이러스가 확산되며 온국민이 공포에 떨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이 사태 진화에 나섰다. 상황이 실제보다 지나치게 부풀려져 국민불안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가금산업발전협의회의 주최로 13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AI 재조명 1차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인체감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입을 모았다. 방역체계만 잘 갖춘다면 토착화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세미나에는 △정덕화 경상대 농업생명학부 식품공학과 교수 △김재홍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 △박승철 삼성의료원 건강의학센터 교수 △이 라 소아청소년과 원장 △모인필 충북대 수의과대 교수 △강문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장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다음은 주요쟁점에 대한 질의응답.

- 우리나라도 AI 토착화단계에 진입한 것인가.
▶(김재홍) 아직 토착화단계는 아니다. 토착화는 전국적으로 연중 다발하며 닭, 오리 뿐 아니라 야생조류에게까지 만연할 때를 말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2003년에 처음발생해 2006년과 이번에 발생한 만큼 토착화 단계라고 말하긴 힘들다. 특히 야생조류에게 발생한 사례가 없다는 점도 이유가 된다.

- 변종바이러스가 출현한 것인가.
▶(김재홍) 갈수록 병원성이 강해지고 숙주범위가 확대되는 것은 사실이다. AI 인체감염을 일으키는 H5N1은 지난 1997년 홍콩에서 발생한 이래 변이를 거듭하며 다양한 특성을 발현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변종바이러스 여부를 더위에 강해졌다는 사실만으로 짐작할 순 없다. 보통 겨울에 잦았던 것이 4월이 지난 지금까지 횡횡하는 것만 두고 변종 여부를 단정지을 순 없다는 뜻이다. 이집트나 인도네시아 등 열대국가에서도 AI가 연중발생한다는 점에 비춰볼때 온도와 바이러스는 큰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 익혀먹으면 정말 안전한가.
▶(모인필) 최근 충북 음성에서 발생한 AI바이러스를 이용, 고열에서 얼마만에 사멸하는지 실험한 결과 70도에서 5.5초, 73.9도에서 0.8초만에 사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5도에서 1분간 가열해야 사멸하는 살모넬라균(식중독 원인균)보다도 열에 약한 것이다. 일반조리법에 의해 모두 사멸하는 만큼 익히기만 한다면 혹여 감염된 가금육을 섭취하더라도 안전하다. 특히 AI바이러스는 가금육에 오염되더라도 자체적으로 증식하지 않는다.

- 스페인독감이나 아시아독감, 홍콩독감처럼 AI가 세계를 재앙으로 몰아넣을 유행성전염병이 될 수 있는 것인가.
▶(박승철) 처음 발생하고 지난 10년동안 382명이 감염됐으며, 241명이 사망했다. 치사율은 높은 편이지만 10년간 241명의 사망자만 발생시킨 만큼 사고수준의 사건이지 보편화된 질병으로 볼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 따라서 유행성전염병으로 확산될 수 없는 상황이다.

- 사람간 전파도 가능한가.

▶ (박승철) 지금까지의 사례에 비춰볼때 다른사람에게 전파된 적은 없다. 가족간에 함께 걸린 사례가 있었는데 알고보니 가족을 통해 전파된 것이 아니라 감염된 가금류에 함께 접촉했기 때문이었다. 이는 사람간 전파로 볼 수 없다. 특히 H5N1바이러스의 경우 주로 기침이 아닌 폐를 통해 감염되는 만큼 사람과 사람 간 감염가능성은 현재로서 0%다.

- 날아다니는 비둘기 등에 의해서도 감염될 수 있나.
▶(김재홍) 외국의 경우 참새나 까치, 까마귀, 비둘기 등에게도 감염된 사례가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없는 만큼 가능성은 낮다. 특히 비둘기의 경우 고유의 저항성이 강해 감염가능성이 더욱 낮다. 하지만 새의 분변은 되도록 접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감염농장 부근에 야생조류가 접근하는 것도 차단하는 것이 좋다.

-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무조건 증상이 나타나나.
▶(모인필) 인체감염사례가 있었던 외국의 경우 직접적이면서 대량의 AI바이러스에 노출됐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주 감염자는 농장주나 살처분동원인력 등 가까이에서 감염된 가금류를 접한 사람들이었다. 예외는 오직 1건이었는데 이사람은 감염된 가금류의 피를 먹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노출된다하더라도 감염될 확률은 낮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캄보디아의 경우 감염된 지역에 351명이 살고있었지만 아무도 감염되지 않았으며, 중국 광동지역의 경우 재래시장종사자들을 검사한 결과 1명만 무증상감염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지리아북부에서도 양계장종사자들 중 감염된 사례가 없었다. 이처럼 감염된 조류와 접촉해도 감염률이 낮은 만큼 조류와 접촉할 가능성이 없는 일반국민들은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본다.

- 달걀도 위험한가.
▶(박승철) 일단 생산된 알은 안전하다. AI에 노출된 닭은 알을 낳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검사해본 결과 달걀의 겉 껍질에 바이러스가 가끔 뭍어있는 경우가 있었지만 내용물에서 노출된 사례는 없었다.

- 방역체계는 어떠한 방식으로 갖춰야 하나.
▶(모인필) 현재 AI감염여부는 도축장에서 검사하게 돼있다. 하지만 감염된 오리가 도축장에 유입될 경우 전체에게 전염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따라서 정부가 출하시기를 미리 파악해 도축장에 가기 전 검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음성반응이 나왔을 경우에만 출하하도록하는 것이다. 철저하게 검사해 걸러낸다면 괜찮지만 실패할 경우 동남아처럼 토착화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강문일) 연중상시모니터링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보통 11월부터 3월까지를 특별방역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추진해왔지만 이제 항상하겠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전파요인을 차단해 발생가능성을 없애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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