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 역마진 위험 노출

더벨 현상경 기자 | 2008.05.13 09:20

[이슈리포트/우정사업본부]②연 5%대 저조한 운용수익률..연기금보다 훨씬 낮아

이 기사는 05월12일(10:1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 자산운용의 치명적인 문제는 낮은 수익률이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운용을 감안하더라도 국민연금 등 각종 연기금이나 공제 등에 비해 떨어져도 너무 떨어진다.

심지어 역마진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다. 연평균 수익률이 예금자에게 지급하는 이자만도 못한 상황이다.

우본이 발간한 한국우정백서와 내부자료에 따르면 2007년 41조원의 예금자산 수익률은 5%. 이전 4년동안에도 4%대 후반에서 5%대 초반이다. 보험자산 수익률은 이보다는 좀 높아 5~7% 수준이다. 우본 전체 금융자산의 운용수익률은 연간 5%대 초반에 그치고 있다.


이에 반해 지난해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등은 9~10%까지 수익률을 올렸다. 운용규모가 우본의 4배가 넘고 우본 못지 않게 안정성이 중요한 국민연금(250조원)도 6.84%의 수익을 냈다.



시중은행과 비교해 보면 우체국예금의 수익성은 부끄러운 수준이다. 더구나 은행들의 순익이 크게 늘어날 때 우체국예금은 오히려 뒷걸음질 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2005년말 기준으로 은행과 우체국예금의 경영성과를 비교한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기관 수익성을 나타내는 총자산이익률(ROA), 자기자본이익률(ROE)에서 우체국예금은 은행 평균의 6분의 1 수준이다. 은행들이 순이익을 많게는 3배, 4배 올릴 때 우체국예금의 수익률은 되레 60%이상 줄었다.


저조한 수익률에 대한 지적을 받을 때마다 우본은 '국가가 원리금 전액을 지급보장하는 예금과 보험상품' 을 운용하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해 왔다. 자금의 성격상 고수익을 내는 것 보다는 원금이 떼일 우려가 적은 곳만 골라 투자를 할 수 밖에 없고 그러나 보니 연간 수익률이 4~5%에 그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공자금기금 등에 운용자산 일부를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거나 주식투자 비중을 제한받는 등의 규제도 낮은 수익률의 이유로 제시된다.

그러나 우본의 자산건전성 지표 등이 시중은행에 비해 썩 낫다고 보기도 어렵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우체국예금의 BIS비율은 시장평균보다 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외환, 씨티 등 일부 시중은행보다는 낮다. 또 우체국보험의 지급여력비율은 삼성, 교보, 대한생명 등 민간 생명보험사보다 모두 떨어진다.


우본이 운용수익률을 반드시 높여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대로 가다가는 역마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체국금융의 1년짜리 예금금리는 시중은행과 유사한 5%대 후반이다. 우본 전체 금융자산 운용수익률 5%대 초반과 단순비교하면 '받는 이자'가 '주는 이자'보다 적다. 게다가 우본 금융수익의 일부는 우편사업에서 발생하는 적자까지 메워줘야 한다.

역마진이 발생하면 국민의 혈세가 낭비될 수 있다. 극단적인 경우 부족한 돈을 본부의 예산과 지출이 규정된 '특별회계'가 아닌 국민들의 세금에서 나온 '일반회계'예산에서 끌어와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본은 지난 60년대 비탄력적인 자산운용과 누적된 역마진을 이유로 금융사업 전체가 농협으로 이관된 쓰라린 경험도 있다. 금융업계가 공격적인 자산운용을 주문하고, 우본 스스로도 이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역마진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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